문화재청 "'위조' 증도가자 국가문화재 지정 대상 아니다"

"이미 문화재지정 신청한 중앙박물관 소장본 등 확대해석 무리…문화재위가 최종 결론"

증도가자(證道歌字)의 모습. ⓒ News1 DB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문화재청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던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한 증도가자 7점이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조사 내용에 대해 "증도가자는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27일 밝혔다.

또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한 금속활자 7점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국과수에서 제기됐지만, 이를 이미 문화재지정신청을 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금속활자 1점과 개인이 소장한 101점으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증도가자는 보물 758호인 고려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1239년)’를 인쇄한 금속활자를 말한다. 만약 증도가자가 진짜라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년)보다 최소 138년 앞서게 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3개 분야 12명의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이 구성돼 증도가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 중이다. 증도가자는 2011년 10월 6일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 이후, 조사연구 성과 축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지정 추진이 보류됐다. 2013년 10월10일 종합학술조사가 필요하다는 문화재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학술연구용역을 추진했다.

문화재청은 2014년 12월 19일 '증도가자 기초학술조사 연구용역'이 완료되자 연대측정, 서체비교, 제작기법 등 3개 분야 조사단을 구성해 '증도가자 기초학술조사 연구용역' 검토와 문화재 지정을 위한 추가적인 과학적 조사 방법에 대한 논의를 했다. 현재 구체적인 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조사단의 논의를 통해 금속활자본과 복각본의 비교를 통한 서체 변화율, 금속활자를 덮고 있던 흙과 녹에 대한 보존과학적·금속학적 연구, X-레이, CT 촬영을 통한 내부구조·주조결함 등 제작기술 분석, 3차원 스캐너, 분광비교분석, 먹 입자 분석 등 다양한 과학적 조사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문화재청은 "조사단에서 제시된 의견에 대해 합리적‧과학적‧객관적으로 문화재 지정 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북대팀이 했던 기초 조사연구용역이나 국과수 조사는 참고사항 중의 하나"라며 "최종 결론은 지정조사단의 조사내용을 토대로 문화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완료된 기초학술조사 연구용역이 애초 '증도가자가 진본'이라고 주장했던 경북대 연구팀으로 배정돼 논란을 부른 점에 대해서는 "수의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공모를 통해 별도 평가위원회가 연구인력 규모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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