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하자 성적이 17% 떨어졌습니다"…'두뇌 공동화'를 짚다
"AI에게 '어떻게'는 물을 수 있다"…결정은 인간의 몫
[신간] 'AI 시대 어떻게 일할 것인가'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신간 'AI 시대 어떻게 일할 것인가'는 AI가 바꾼 개인·조직·사회의 일터를 짚으며, 기술 활용의 기준으로 '겸손'을 내세운다. 저자는 AI가 답을 내놓는 시대에 질문과 결정, 협업의 책임을 누가 맡을지 묻는다.
AI가 과제를 대신 풀고 문서를 작성하는 환경에서 성과와 학습은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 수 있다. 책은 AI 활용으로 문제 해결 성과와 시험 성적이 올랐지만, AI 없이 치른 시험에서는 성적이 떨어진 사례를 제시한다. 정답과 풀이를 받아 적은 학생 집단은 AI를 쓰지 않은 집단보다 점수가 17% 낮았다.
최동원은 경영학 조직행동 수업에서 AI 사용을 허용한 에세이 과제를 냈다. 이후 존재하지 않는 논문과 도서관에 없는 자료가 인용되고, 여러 학생이 같은 참고문헌 목록을 제출하는 일을 겪었다. 수강생의 3분의 1이 최고점을 받은 뒤 그는 이듬해 에세이 과제를 평가 목록에서 뺐다.
문제는 강의실 밖에서도 이어진다. 책은 겉모양은 갖췄지만 내용이 빈 AI 생성 문서를 '워크슬롭'으로 부른다. 한 문단으로 끝낼 내용을 여러 쪽으로 늘리고, 받은 쪽이 다시 AI에 요약을 맡기는 흐름 속에서 시간과 신뢰가 함께 소모된다고 본다.
조직의 변화는 생산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심자는 AI에 의지해 배우는 일을 멈추고, 숙련자는 후배를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여길 수 있다. 사람 사이의 협력과 보살핌이 줄어들면 조직이 함께 일하는 방식도 흔들린다는 진단이다.
사회 차원의 쟁점도 다룬다. 뉴욕타임스의 AI 학습 데이터 소송, 작가·배우조합의 동반 파업, 온라인 게시글의 데이터 활용을 사례로 저작권과 데이터 권리의 문제를 짚는다.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과 직업 대체 가능성, 양극화도 AI 확산과 맞물린 과제로 제시한다.
해법으로 내놓는 개념은 겸손이다. 책에서 말하는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아는 힘이다. 저자는 AI와 함께 문제를 푼 과정을 공개하도록 에세이 과제를 바꿨고, AI의 오류를 확인하고 바로잡은 과정까지 드러낸 학생들의 사례를 든다.
저자는 개인의 겸손, 겸손의 조직문화, 겸손의 리더십을 차례로 다룬다. 마지막에는 이를 '도전과 응전'의 흐름으로 묶는다. AI에게 방법을 물을 수는 있어도 실행의 방향을 정하는 일은 인간에게 남는다는 문제의식이 책의 결론을 이룬다.
최동원은 조직과 집단의 협업, 기술 변화가 일과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싱가포르국립대학교에서 조직행동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AI 시대 어떻게 일할 것인가'/ 최동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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