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 '상록수' 친필 원고 90년 만에 귀환…'美 거주' 유족, 59점 기탁
'그날이 오면', '상록수', '오오 조선의 남아여' 등 고국 품으로
국립한국문학관, 2027년 4월 개관 때 공개 예정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일제강점기 뜨거운 민족의식을 글로 살려낸 소설가이자 시인 심훈의 친필 원고와 유품들이 세상을 떠난 지 90년 만에 고국 땅을 다시 밟았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미국에 거주하는 심훈 작가의 유족으로부터 대표작 '상록수'를 비롯한 소설 친필 원고와 시집, 개인 사진 등 유물 46건 59점을 기탁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들어온 유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작가가 직접 묶은 '심훈시가집'이다. 여기에는 서대문형무소 수감 시절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대표 시 '그날이 오면'이 들어있다. 종이에 남아 있는 붉은 도장과 선은 일제가 민족의 열망을 짓눌렀던 검열의 생생한 증거다. 베를린 올림픽 손기정 선수의 승전보를 듣고 쓴 시와 소설 '직녀성', '영원의 미소' 원고도 함께 돌아왔다.
이 귀중한 자료들은 심훈 작가가 세상을 떠난 해에 태어난 셋째 아들 고 심재호 씨가 평생 보관해 온 유산이다. 문학관 측은 2019년부터 유족을 찾아가 오랜 설득을 이어갔고, 7년에 걸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봤다고 전했다.
이번 자료 귀환은 일제의 탄압에 맞섰던 우리 문학의 뿌리를 바로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학은 시대의 아픔을 기록하는 가장 힘센 도구라는 사실을 심훈의 붉은 검열 자국이 일깨워준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내년 4월 개관에 맞춰 이번에 수집한 심훈의 자료들을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다.
acen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