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작가와 작품 제목을 외우지 않고도 미술을 즐길 수 있을까?"
[신간]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7가지 뿌리·8가지 메시지·5가지 기둥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는 본능, 정치, 빛, 역사와 기억, 사랑과 죽음 등 스무 가지 키워드로 미술사를 다시 읽는다. 저자 이지현은 동굴 벽화부터 현대미술, 미술관과 갤러리까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장면을 따라가며 작품을 읽는 관점과 미술 생태계의 구조를 함께 짚는다.
수만 년 전 동굴 벽화와 오늘의 그래피티, 파라오 석상과 SNS 이미지는 같은 욕망을 품을 수 있을까. 책은 이런 질문에서 출발해 작품 이름과 연대를 외우는 방식 대신 미술을 움직여온 개념과 장면을 스무 개 키워드로 묶는다. 미술 입문서의 형식을 취하지만 초점은 작품을 읽는 시선의 구조에 맞춰져 있다.
1부는 본능, 종교, 정치, 원근법, 빛, 보는 입장,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일곱 축으로 미술사의 긴 흐름을 정리한다. 선사시대 손도장 벽화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신전의 거대 석상과 왕의 초상화, 르네상스 원근법, 인상주의의 빛과 점, 추상미술로 이어진다. 시대와 장르가 달라도 작품이 공통의 문제의식 위에서 연결돼 있다는 점을 앞세운 구성이다.
2부는 시대와 정신, 문화권력 투쟁, 저급문화, 대자연, 역사와 기억, 공공장소, 사랑하는 이에게, 인간의 삶이라는 여덟 키워드로 현대미술에 접근한다.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뉴욕현대미술관과 잭슨 폴록,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스미드슨, 반(反)기념과 유대인 박물관,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데미언 허스트가 이 대목에 배치된다.
3부는 미술관과 갤러리, 비엔날레와 아트페어,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 평론가와 컬렉터, 인플루언서와 도슨트 등 다섯 갈래로 현재 미술 생태계를 정리한다. 작품이 만들어지고 전시되고 해석되고 유통되는 과정에 어떤 주체들이 개입하는지 보여주는 장이다. 작가 개인의 서사를 넘어 미술이 작동하는 구조를 함께 보게 한다.
저자 이지현은 유튜브 아트 채널 '널 위한 문화예술'과 '예술의 이유'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표창을 받았고, 2026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책임운영기관 운영심의회 위원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첫 단독 저서인 이 책은 작품 제목을 외우는 대신 작품이 놓인 시대와 장면, 그것을 떠받치는 사람들을 함께 읽는 법을 묻는다.
△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 이지현 지음/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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