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서만 늘었다"…대한민국 출판 시장, '출판 편식' 현상 심화

총류·문학·철학·사회과학·아동서 발생 부수 감소
출협 '2025년 기준 한국 출판생산 통계' 발간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학부모들이 학습서를 둘러보고 있다. 2025.3.12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국내 출판 시장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지만, 학습서는 늘고 그 외 분야는 발행 부수가 감소해 '출판 편식'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공개한 '2025년 기준 한국 출판생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새로 나온 책은 모두 6만4991종으로 1년 전보다 1.1% 늘었다. 전체 책 발행 부수 역시 7302만 8500부로 1.3% 증가했다. 출판사 수도 8만5689개로 늘어나 겉보기에는 출판계에 활기가 도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학습 참고서 분야는 종수가 전년 대비 94.9%, 발행 부수가 30.2% 늘어났다. 반면 총류, 문학, 철학, 사회과학, 아동 등에서는 종수는 소폭 증가한 데 그쳤고, 발행 부수는 대부분 크게 줄었다. 감소폭은 총류 1.2% , 문학 13.7, 철학 6.0%, 사회과학 5.8% 아동 0.1%였다. 학습 참고서와 언어(어학) 분야의 책을 뺀 대부분의 분야의 책 발행이 줄었음을 보여준다.

최근 10년간(2016~2025) 신간 발행 추이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책값은 올랐다. 신간 한 권의 평균 정가는 1만 9897원으로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 특히 기술과학(2만 7346원)과 사회과학(2만 5732원) 분야의 책값이 높았다. 가장 낮은 분야는 만화(7098원)였다. 반면에 학습 참고서의 경우 평균 가격이 54.8%나 뛰어올라 학부모들의 지갑 부담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전체적인 출판 숫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독자들이 체감하는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들었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번 통계는 대한민국 독서 문화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입시와 성적을 위한 학습용 교재 시장만 기형적으로 비대해지고, 마음의 양식이 되는 인문학이나 문학 분야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청소년과 성인들이 시험공부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독서 활성화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