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은 쉽고 선정은 빨랐고 지급은 더 빨랐다…이런 행정은 처음 경험"
경남 밀양의 이미라 청학서점 밀고점 대표 "지원 사업을 이렇게 만들어 달라"
지난 14일 책방 생태계 지원 방안 간담회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밀양=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인생독서 x인생서점 사업에 선정됐는데요, 깜짝 놀랐습니다. 신청 절차가 너무 쉬웠고 선정도 빨랐고 사업비 지급은 더 신속하게 이뤄졌습니다. 이런 행정은 처음 경험했습니다"
경남 밀양 청학서점 밀고점의 이미라 대표는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밀양 지역서점 대표들과 책방 생태계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학교 도서 구매와 도서정가제, 베스트셀러 물량 배분 등 현장의 고충을 듣는 자리에서 나온 이례적인 호평이었다.
이미라 대표는 "인생 독서×인생 서점이라는 프로그램이 떠서 200개 서점을 모집한다는 걸 보고 너무 즐겁게 신청서를 냈다"며 "신청서가 굉장히 간략화돼 지원자 입장에서 무척 편리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절차 간소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처음 하시는 분들은 너무 바쁘기 때문"이라며 "신청서를 내고 며칠 만에 바로 발표가 났고, 사업비 지급도 신속하게 이뤄져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점주가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활동비를 지원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지원 프로그램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달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인생독서×인생서점'은 동네 책방에서 어린이·청소년·성인·어르신 등 연령대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문화 활동 사업이다. 선정된 서점들은 단순한 도서 판매나 강연을 넘어 서가 탐험, 글쓰기, 생애 기록 등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운영하며 주민을 위한 지역 문화 거점으로 활동한다.
이날 간담회는 경남 밀양 청학서점 삼문점 북카페 2층에서 1시간 동안 열렸다. 문체부와 경남도, 밀양시 관계자, 밀양 지역서점 대표들이 참석했다. 논의 주제는 학교 도서 구매와 도서정가제, 베스트셀러 배분, 지역서점 인증, 창업 지원이었다.
이미라 대표는 이런 호평과 함께 지역서점 인증 과정의 혼선도 지적했다. 실제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서점이 인증을 받는 사례를 봤다며 현장 확인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혜승 동행서림 대표는 포스 설치와 납품 제도, 서점용 시스템 안내를 창업자가 혼자 찾아야 했다며 창업 전 단계부터 이어지는 상담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찬섭 청학서점 대표는 도서정가제가 지역서점에는 보호 장치보다 압박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서점은 현행 제도를 사실상 '15% 할인 보증제'로 받아들인다"며 "작은 서점도 이를 따라가지 않으면 손님을 붙잡기 어렵다"고 했다.
신 대표는 공급 조건과 할인율의 간극도 거론했다. 지역서점이 공급받는 책 상당수가 75% 조건인데 여기서 15%를 할인하면 실제로 남는 돈은 많아야 8%, 적으면 3% 수준이라고 했다. 물류비와 인건비까지 빼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고도 말했다.
신 대표는 화제작이 나와도 지역서점에는 물량이 제때 내려오지 않는다고 했다. 언론에는 책이 서점에 쌓인 장면이 나오지만 정작 지역 책방은 2주 동안 한 권도 받지 못한 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사이 수요는 온라인과 대형 유통망으로 빠져나간다고 했다.
그는 "지역서점을 살리려고 일부러 찾아온 손님에게 책이 없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어렵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베스트셀러가 지역서점 방문 계기가 아니라 취약성을 드러내는 장면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특정 유통 단계에 물량이 먼저 쏠리는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신관섭 동아서점 대표는 학교 도서 구매가 지역서점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서관용 책은 마크 작업 때문에 지역서점에 맡겨지는 경우가 있지만, 학교가 일반적으로 사는 책 상당수는 인터넷 업체로 빠진다고 했다. 이찬희 미리벌서점 대표는 학교도서관 납품보다 매장을 찾는 손님 감소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인증 주체와 방식에는 여러 선택지가 있지만, 관내에서 의미 있게 운영되는 동네책방이 제대로 지원받는 체계를 만드는 일이 핵심"이라며 "새 책방이 쉽게 진입할 여건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문체부는 이번 밀양 일정에서 청학서점 간담회 외에도 밀양아리랑 공연, 복합문화공간 '볕뉘', 밀양 아리랑시장, 영남루와 밀양읍성 등을 찾아 문화도시와 '반값여행', 관광두레 운영 상황도 함께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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