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집을 다시 가깝게…"빈 도심을 생활권으로 바꿔봅시다"

[신간] '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직주 근접·복합 건축·도성구 구상으로 서울 구도심 재검토

건축가 황두진이 서울의 옛 중심부를 주거와 일상이 만나는 생활권으로 다시 읽어냈다. 사대문 안 인구를 30만 명으로 상정하고 도심 공동화, 광역화, 직주 근접 문제를 건축 시나리오로 풀었다.

(밀양=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이것은 성장의 속도를 늦추자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방향을 바꾸자는 제안이다"

건축가 황두진이 서울의 옛 중심부를 주거와 일상이 만나는 생활권으로 다시 읽어냈다. 사대문 안 인구를 30만 명으로 상정하고 도심 공동화, 광역화, 직주 근접 문제를 건축 시나리오로 풀었다.

저자는 현재 10만 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사대문 안 거주 규모를 30만 명까지 끌어올리는 가상의 미래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2004년 종로구와 중구 인구 25만9984명, 1980년대 53만4000명이라는 수치를 놓고 서울 중심부가 왜 비어 갔는지 따진다.

비어 가는 중심부를 생활권으로 돌려놓는 구상

저자는 서울 중심부의 공동화가 개인 취향보다 제도와 주거 환경의 압력에 가깝다고 본다. 외곽 거주는 통근 거리, 에너지 소비, 기반시설 활용도, 지역 공동체 약화를 함께 낳는 문제로 제시된다.

저자는 직장과 집이 가까운 도시를 해법의 축으로 둔다. 서울 전체 인구를 계속 늘리자는 주장보다, 흩어진 거주 기능을 도심 안쪽으로 일부 되돌리는 장면을 그린다.

1부는 사대문 안 변화와 직장인의 이동, 코로나-19 이후 도시 인식, 거주 인구와 유동 인구 문제를 다룬다. 도쿄, 베를린, 뉴욕 맨해튼 사례도 함께 놓고 서울 구도심이 선택할 방향을 검토한다.

복합 건축과 가변 공간으로 제시한 해법

저자가 내세우는 첫 모델은 '무지개떡 건축'이다. 한 건물 안에 주거, 일터, 상업 기능을 겹쳐 도심의 밀도와 생활 기능을 함께 담는 방식이다. 여기에 시간대별 용도 변화를 받아들이는 '카멜레온 건축'을 더한다.

상가 아파트도 다시 호출된다. 저자는 거리와 닿은 아래층, 업무가 놓인 중간부, 거주가 자리 잡은 위층을 통해 도시 기능이 한 건물에서 맞물리는 방식을 읽어낸다. 이 논리는 도심을 단순한 업무지구가 아니라 여러 생활이 겹치는 공간으로 바꾼다.

건축가의 도시 주거론, 도심 단위로 확장

1963년생인 황두진은 서울대학교를 거쳐 예일대학교에서 건축을 배웠다. 2000년 독립 사무소를 열었고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무지개떡 건축', '가장 도시적인 삶', '은퇴 없는 건축' 등을 썼다.

이 책은 새 건물을 많이 짓자는 주장이 아니라 도심 안의 기존 조건을 어떻게 다시 쓸지를 묻는다. 이동 거리를 줄이고 일상 동선을 압축하는 도시가 가능하다는 문제 제기를 사대문 안이라는 구체적 장소에 묶었다.

△ 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황두진 지음/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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