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유일한 경영 전략은…사람이 쓰러질 때까지 일 시키는 것"

[신간]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우주 산업을 바꾼 20년을 추적
파산 위기서 스타십 시험비행까지…극한 노동과 기술 돌파의 양면

한 대의 로켓도 띄우지 못하던 회사가 팰컨 9 재착륙, 드래건의 국제우주정거장 도킹, 팰컨 헤비 발사로 이어지는 전환점을 거치며 우주 산업의 질서를 바꿔온 과정을 따라간다. 독자의 시선은 결과보다 그 변화가 만들어진 장면과 결정에 오래 머문다.

(밀양=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스페이스X의 경영 전략은 사람들이 쓰러질 때까지 일 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에서 익명의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책은 지난 20년간 스페이스X가 스타십 시험비행부터 연쇄 실패와 파산 위기를 딛고 우주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과정을 추적한 르포다.

책은 스페이스X라는 기업의 성공담만 다루지 않는다. 한 대의 로켓도 띄우지 못하던 회사가 팰컨 9 재착륙, 드래건의 국제우주정거장 도킹, 팰컨 헤비 발사로 이어지는 전환점을 거치며 우주 산업의 질서를 바꿔온 과정을 따라간다. 독자의 시선은 결과보다 그 변화가 만들어진 장면과 결정에 오래 머문다.

극한 노동과 기술 돌파의 양면…혁신의 대가로 드러난 조직의 균열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은 기술보다 사람이다. 일주일 80시간, 많게는 100시간에 이르는 노동과 36시간 연속 작업 사례를 통해 스페이스X의 조직 문화를 드러낸다. 혁신이 수천 명의 엔지니어와 기술자의 과로 위에서 굴러갔다는 문제의식이 여기서 선명해진다.

일론 머스크의 리더십도 긍정적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변화를 만들었지만, 그 방식은 내부 갈등과 해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공개서한 파문 뒤 9명이 해고된 사건은 스페이스X와 머스크를 분리하기 어려운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혁신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재사용 로켓이 바꾼 우주 산업

이야기의 출발점은 2023년 스타십 시험비행이다. 실패와 가능성이 한 화면에 겹친 이 장면을 책은 지난 20년의 응축판처럼 다룬다. 발사대 폭발과 기술 결함, 위성 손실 같은 위기들이 이후 전개를 미리 드러낸다.

핵심은 재사용 로켓이다. 기존 우주 산업이 한 번 쓰고 폐기하는 방식에 머물렀다면, 스페이스X는 로켓을 다시 착륙시켜 반복 사용하는 구조로 비용 체계를 뒤집으려 했다. 저자는 이런 시도가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니라 우주 접근 방식 자체를 바꾼 전환이었다고 짚는다.

이 과정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 저자는 로켓 운송 중 벌어진 돌발 상황, 드래건 도킹 지연, NASA와의 긴장 속 협력, 경쟁사와의 대립을 촘촘히 배치한다. 스페이스X의 성장사는 기술적 도약의 기록인 동시에 실패를 누적해 다음 단계로 넘긴 과정으로 읽힌다.

결국 이 책을 읽고나면 기술의 한계보다 혁신의 비용을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인류의 우주 진출을 앞당긴 기업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그 성취가 어떤 노동과 통제, 갈등 위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따져 묻는다.

△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 에릭 버거 지음/ 장용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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