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향기, 고려를 채우다!"…불교국가 고려를 채운 향의 세계

[신간] '고려시대 의례와 향로'…침향·단향·사향까지

[신간] '고려시대 의례와 향로'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이용진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고려 불교의례와 왕실의례에 쓰인 향로의 기원과 종류, 기능과 상징을 따라가며 당시 향 문화의 전체 모습을 정리한 '고려시대 의례와 향로'를 펴냈다.

책은 모두 5개 장으로 짜였다. '불교와 향, 향로'에서 출발해 고려 불교의례와 왕실의례, 미타회와 공양구, 향로의 특징과 가치까지 차례로 다룬다. 삼국시대 이후 이어진 향로 전통이 고려에서 어떻게 넓어졌는지도 함께 살핀다.

저자는 향로가 불교 전래 뒤에 갑자기 등장한 기물이 아니라고 본다. 중국 고동기 '정'에서 뿌리를 찾고, 고구려 안악 3호분 벽화 같은 이른 사례를 통해 향로가 이미 오래전부터 권위와 사치를 드러내는 물건이었다고 설명한다.

고려에 이르면 향로는 의례의 중심으로 들어온다. 왕실 의례와 불교 의례가 맞물리던 시대였던 만큼 향은 왕권의 정통성과 개인의 서원을 함께 떠받치는 매개로 쓰였다. 법회의 시작을 알리는 행위도 향을 피우는 일이었다고 책은 짚는다.

이 흐름 속에서 향로의 형식도 바뀌었다. 초기에 쓰이던 거향로와 병향로에 더해 통일신라를 거치며 다족향로가 등장했고, 고려에서는 이를 변형한 삼족향로가 유행했다. 11세기 후반에는 그릇 몸체와 높은 받침을 갖춘 향완이 널리 퍼졌다고 정리한다.

책은 향로에 담긴 향의 세계도 함께 보여준다. 고려 의례에 쓰인 향은 침향과 단향, 사향 같은 최고급 재료가 중심이었고, 송나라에서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채집한 향재도 있었다고 설명한다. 꿀로 빚은 환향과 틀에 찍어 만든 전향의 유행도 소개한다.

유물 가운데서는 청동은입사향완을 대표 사례로 든다. 은실로 범자와 연화문을 새긴 이 향완은 같은 시기 중국과 일본의 불교 향로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책은 평가한다. 고려 향완이 조선으로 이어져 오랫동안 실제로 쓰였다는 점도 함께 짚는다.

이용진 교수는 동국대 박물관과 불교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근무했고 현재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조교수이자 동국대 박물관장을 맡고 있다.

△ 고려시대 의례와 향로/ 이용진 지음/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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