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사 담합 과징금 3383억 원, 출판 생태계 회복 위한 재원으로 써야"

한국출판인회의·대한출판문화협회 27일 공동성명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베스트셀러 코너. 2026.4.20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출판인회의와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종이 가격을 담합한 제지사들에 부과한 과징금 3383억 원을 출판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전액 환원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27일 양 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제지사들이 장기간 조직적으로 가격을 조작해 부당한 이득을 취해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 업체가 종이가 책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제지사들이 시장 지위를 악용해 출판계에 커다란 경제적 고통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불법 행위가 출판사들의 경영을 악화시켜 신인 작가 발굴을 막고 학술서 출간을 포기하게 만드는 등 지식 문화의 다양성을 해쳤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번 과징금이 단순히 국가 예산으로 흡수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신 담합의 직접적인 피해를 본 출판계와 독자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출판 공정거래 감시 기구 설치, 범국민 독서 진흥 정책 추진, K-출판의 해외 진출 지원, 우수 도서 보급 예산 확대, 출판 산업의 AI 전환 지원, 도서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양 단체는 이번 요구가 단순히 산업의 이익을 챙기려는 행동이 아니라, 무너진 문화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정당한 외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잘못된 방법으로 모인 돈을 본래의 목적에 맞게 지식 문화의 토양을 다지는 데 사용하는 것은 사회적 정의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기술이 급격히 변하는 시대에 지식의 뿌리인 출판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에 대해 출판계의 절실한 목소리를 수용해 과징금을 지식문화 발전을 위한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번 결정이 단순히 벌금을 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독서 환경을 개선하고 출판 산업이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끝맸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6개 인쇄용지 제조·판매 사업자(제지사)들에 총 3383억 2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3일 밝혔다.

공정위는 6개 제지사가 수년에 걸쳐 최소 60회 이상 만나 7차례 가격을 담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중 2개 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번 제재는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5번째로 큰 규모이자, 제지업체 담합 사건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