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시장 1위 내준 한국, 재탈환 전략은…"수요이탈 막고 규제 풀자"
"하지 마라가 아니라 어떻게 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신간] '한국 면세점 위기극복 전략'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박창영 유통산업연구센터 상임고문과 박문구 협성대 겸임교수가 면세업계에서 30년 가까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면세점 위기극복 전략'을 펴냈다. 이들은 면세산업의 역사와 제도·산업구조를 짚고 홀세일 의존 탈피·디지털 전환 등 생존 전략을 정리했다.
현재 면세점은 백척간두 속에서 새로운 차별화 전략을 시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앞서 중국 사드사태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전과 같은 홀세일 등 면세품 대량판매 구조로는 생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홀세일은 제조업체로부터 대량 구매한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방식이다.
책은 먼저 면세산업을 처음 접하는 실무자·연구자·업계 종사자를 위해 기초와 흐름을 설명한다. 면세산업의 시작과 성장, 정책과 제도, 기업 전략, 산업 구조, 미래 방향성을 객관적이고 쉽게 정리했다. 면세점의 역할은 유통업의 기능과 연결해 설명한다. 면세점은 생산자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중개하는 과정에서 상품 정보를 전달하고 재고를 관리하며 수요 변동을 흡수한다.
2장과 3장은 면세산업의 유래와 한국 면세시장의 성장 흐름을 겹쳐 보여 준다. 박창영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전후 면세점이 급증했다가 대거 철수한 장면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 순간 호황에 기대면 구조가 흔들린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인 중심이던 수요가 이후 내국인·중국인으로 이동했다.
면세점 위기의 핵심은 '기형적 매출 구조'다. 면세점은 2010년대 들어 경쟁이 과열되고 중국 사드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보따리상 중심의 대량 구매·재판매 시장이 커졌다. 업계가 이를 특판 또는 홀세일로 부르며 2019년 거래액 25조 원까지 커졌지만, 중국의 방한 관광 통제와 자국 면세산업 육성으로 수요가 빠져나가는 위협이 커졌다.
저자들은 또 다른 문제로 규제와 제도를 짚었다. 유통산업발전법이 전통시장 보호에 초점을 맞춰 대형 유통사의 영업을 제한한다고 적고, 경쟁력 제고 관점에서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면세점 산업에서는 짧은 특허 기간과 과도한 특허 수수료가 사업 지속성과 재투자 여력을 막아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대안은 혁신이다. 홀세일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 분석과 상품 기획(MD)으로 개별 관광객(FIT)을 끌어와야 한다는 주장,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 강화와 바이오인증·인공지능(AI) 접목, 모바일 여권 서비스 같은 편의 개선 방안을 적었다. 해외 직구는 해외 기업은 쉽게 들어오지만 국내 면세점은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를 만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제도 불균형도 짚었다.
저자 박창영은 롯데면세점에서 사원부터 임원까지 30년 이상 전략·현장 실행을 경험했다. 박문구는 해외 브랜드를 면세점에서 전개하는 사업을 총괄 관리했고 협성대학교·경인여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공저자들은 규제의 시선을 바꾸자고 강조한다. "하지 마라"식 관리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면세점·대형 유통·플랫폼을 통제 대상이 아니라 수출 인프라로 보고, 유통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격상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국 면세점 위기극복 전략'은 업계에서 평생을 바친 이들의 진심이 담긴 책이다.
△ 한국 면세점 위기극복 전략/ 박창영·박문구 지음/ 주식회사 백산출판사/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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