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 출신 유자효 20번째 시집 'AI와 시' 출간
- 김형택 기자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방송기자 출신 유자효 시인의 시집 'AI와 시'가 출간됐다.
유자효의 시는 타자와 세계를 향하고 있으며, 운율과 압축의 미를 드러내는 정형성 덕분에 배제될 수 있는 사회적 고삽성(苦澁性)을 포기하지 않는다. 내용에서 피어나는 율동감과 세계적인 보편성을 확보하여 조화를 이룬다.
메리 올리버의 고백처럼, 시는 “우리 중 일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관한 것”이다. 유자효의 시세계에는 이 정신이 깊게 공명한다. 그의 시는 언제나 ‘나’라는 한계를 넘어 타자와 세계를 향해 열린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메리 올리버처럼 유자효의 시는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결코 냉소적이지 않다.
그는 상처 입은 세계에 대한 체념보다 구체적 삶의 현장에 들어가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연대의 가능성, 그리고 기적을 ‘봄’처럼 믿고 있다. 시란 세계를 꾸미는 언어가 아니라 세계를 느끼게 하는 언어다. 유자효의 시는 그 진리를 잊지 않는다. 그는 어두운 생의 순례길에서 인간적 빛의 온도를 잃지 않으며, 언어로 고통을 견디는 법을, 그리고 곧 다가올 봄과 희망을 우리에게 단단히 말한다. 유자효 시인의 ‘봄’은 그 점에서 진행형이며 미래 시제다.
저자는 "스무 번째 신작 시집을 낸다. 1982년에 첫 시집이 나왔으니 43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30대 청년이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이 됐다. 세상도 많이 변했다. 이번 시집에는 20대 때 쓴 작품도 있다. 시집 수록을 피해 오다가 나를 정리하는 심경으로 수록한 작품들도 있다. 1부와 2부, 3부는 자유시, 4부는 시조로 묶었다. 인공지능 시대다. AI가 만든 시를 보니 기존 자료들의 종합이라 표절의 위험이 있음을 알았다. 나는 지금처럼 AI의 도움 없이 시를 쓸 것이다"라고 말한다.
유자효 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했다. KBS 유럽총국장, SBS 이사,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지냈다. 시집으로 '성자가 된 개' '아직' '꼭' '신라행' '포옹' '시간의 길이' 등이 있어, 이번이 신작시집 스무 권째다. 시선집 '성스러운 뼈' '세한도' '아버지의 힘'이 있으며, 프랑스에서 시집 '은하계 통신(Communication intergalactique)'과 시조집 '청자 주병(Céladon de Goryeo)'이 출간됐다. 만해문예대상과 정지용문학상, 한국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지용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k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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