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가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신간]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한나 아렌트의 정치강의ⓒ 뉴스1

(서울=뉴스1) 이영섭 기자 = 전체주의 시대의 한복판을 지났던 한나 아렌트가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 화두에 집중한 책이다.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나치의 몰락, 스탈린의 죽음만으론 결코 전체주의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체주의적 경향은 계속 암약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나치 전범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을 통해 드러난 '악의 평범성'에서 기인된다. 가정에 충실하고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던 아이히만을 통해 아렌트는 아무런 생각없이 행위를 하면 결국 악의 평범성에 노출된다는 주장을 편다.

책은 우리를 스스로 생각하도록 끊임없이 자극하는 아렌트의 사상을 바탕으로 이 시대에 중요한 정치철학적 문제를 살펴본다. 단순히 아렌트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 현실의 정치적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사유할지 함께 고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저자의 서문 제목은 '사유하지 않음, 이것이 바로 악이다'.

정치적 사유와 고민에 눈을 감으면 언제든 현대인들은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저자는 "아렌트는 시대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멈춰서 생각하고, 우리가 무슨 행위를 하는지를 꼼곰히 생각하라고 조언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어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제기되는 열 가지의 정치철학적 질문을 아렌트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열가지 질문은 모두 정치적 자유와 관련된다. 저자는 "우리의 자유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때만 실현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정치는 자유"라고 얘기한다.

이런 맥락에서 등장하는 질문들은 △이제 전체주의는 끝났는가 △무엇이 우리를 쓸모없는 존재로 만드는가 △괴물 같은 악을 저지른 자는 왜 괴물이 아닌가 △왜 완전한 사적인 사람은 자유가 없는가 △왜 우리는 다른 의견을 가져야 하는가 △정치권력은 꼭 폭력적이어야 하는가 △정치는 왜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는가 △지배관계를 넘어서는 평등의 정치는 가능한가 △어떻게 정치의 규칙을 만들수 있는가 등이다.

21세기 정치를 관통하는 가짜뉴스, 평등의 정치 등에 대한 아렌트의 성찰을 엿보는 것이 흥미롭다.

책의 저자가 아렌트 사상에 정통하다는 대목은 이 책에 점수를 더 주는 요소다.

◆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사유하고 판단하지 않는 시민에게 정치적 자유는 없다 /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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