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가 쏘아올린 '통합교섭'…IT 업계로 번질까

16개 법인 단체협약 '통합교섭' 요구…카카오도 '공동교섭' 요구
일부 게임사는 이미 통합교섭 진행중…"통합교섭, 판교 흔들 것"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1784에서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선포식)'를 열고 네이버 본사에 통합교섭을 요구했다.2026.08.20 ⓒ 뉴스1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네이버(035420) 노동조합이 16개 법인의 단체협약을 한 번에 논의하는 통합교섭을 공식 요구하면서 다수의 계열사를 둔 정보기술(IT) 기업의 노사관계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21일 IT 업계에서는 법인은 여러 개로 나뉘어 있지만 계열사 간 사업이 긴밀하게 얽혀 있는 플랫폼 업계 특성상 네이버 노조의 통합교섭 추진이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 노조, 16개 법인 '통합교섭' 공식 요구…"실제 결정 구조와 일치시켜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20일 네이버 본사에 16개 법인을 대상으로 한 통합교섭을 공식 요구했다.

현재 네이버 노조에는 본사를 포함해 계열·관계사 28개 법인 소속 조합원 62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이 가운데 16개 법인에서 개별적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계열사들이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지만 임금, 복지, 근무제도 등 주요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네이버 본사의 결정이 영향을 미친다며 실제 의사결정 구조에 맞춰 교섭 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교섭은 따로 했지만 네이버가 결정해야 교섭이 움직였다"며 "실제 결정하는 구조와 교섭하는 구조를 일치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우선 16개 법인에 공통으로 적용할 단체협약을 대상으로 통합교섭을 추진한다. 임금협약까지 통합할지는 향후 교섭 진행 상황에 따라 검토할 방침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일대에서 사측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2026.6.10 ⓒ 뉴스1 김민지 기자
카카오 노조, '공동교섭' 요구 예정…"'통합교섭' 바람, 판교 뒤흔들 수도"

네이버 노조가 이같이 통합교섭을 요구하면서 비슷한 구조를 가진 플랫폼 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035720) 역시 본사 아래 다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각 법인에서 별도의 노사 교섭이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공동 요구안을 바탕으로 한 공동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카카오 노조 측은 "통합교섭은 아니고 공동 요구안을 바탕으로 공동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네이버는 교섭을 하나로 합치자는 부분이고 카카오는 별도로 하나 더 교섭을 요구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가 추진하는 공동교섭은 네이버처럼 기존 법인별 교섭을 하나로 합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계열사별 교섭은 그대로 진행하면서 여러 법인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의제를 별도의 교섭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방식이다.

게임업계에서는 계열사를 한데 묶어 교섭하는 사례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엔씨(036570)와 스마일게이트 등 일부 게임사는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의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네이버를 시작으로 통합교섭 논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지회장은 "네이버에서 통합교섭 모델이 잘 만들어지면 다른 회사도 받아들일 수 있게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계열사별 특성이 다른 만큼 네이버 노조가 주장하는 통합교섭 방식이 새로운 노사관계 모델로 곧바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IT 기업은 전통 산업보다 계열사 간 사업 구조가 긴밀하게 얽혀 있지만 각 법인의 사업 영역, 경영 상황이 달라 모회사가 모든 계열사의 근로조건을 일괄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네이버를 시작으로 통합교섭이라는 바람이 판교를 뒤흔들 것 같다"며 "IT 업계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