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넷플릭스 법인세 소송 연전연승…쟁점은 '한국 법인 권한'

과세당국 상대 법인세 소송 사실상 완승
전문가 "형식 논리에 갇힌 판결…소득 이전에 면죄부 준 꼴"

메타와 페이스북의 로고.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넷플릭스와 메타가 과세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취소 소송에서 연이어 승소했다. 이를 두고 다국적 기업이 정교하게 설계한 거래 구조를 현행 세법 체계로 규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메타 아일랜드 법인이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23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역삼세무서장이 메타의 광고 판매 소득에 부과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분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메타는 2010년 11월 페이스북코리아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 판매 및 마케팅 서비스 계약을 맺고 일정 금액을 지급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2019년 11월 국내 광고주에게 광고를 재판매하고 법인세를 납부하기 시작했다.

과세 당국은 메타가 페이스북코리아를 통해 광고를 판매하는 등 국내 고정 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보고 직권으로 사업자 등록을 했다.

역삼세무서는 페이스북코리아가 메타의 국내 고정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고 메타의 광고 판매 소득에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메타 측은 한국에서의 업무가 예비적·보조적 활동에 불과하며 한국 법인은 별도의 사업을 수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메타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법원은 "한국 법인이 (페이스북 등) 플랫폼 개발과 운영에 관여한 바 없다"며 "홍보 및 판촉 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업 활동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 보조적인 활동에 해당한다"고 했다.

넷플릭스 기업 로고. 2019.1.24 ⓒ 뉴스1 오대일 기자

이는 최근 선고된 넷플릭스의 법인세 취소 소송 판결과 궤를 같이한다. 법원은 두 사건 모두 한국 법인이 과세 기준인 '본질적 권한'이 없다는 기업 측 논리를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넷플릭스 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에 부과된 세액 약 762억 원 가운데 약 687억 원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종로세무서장이 부과한 원천징수분 법인세 부분이다.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 제공 주체가 해외 법인이고 국내 법인은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중개·판매하는 역할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관련 수익 역시 해외에서 발생해 국내 법인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뉴스1 DB

법원이 글로벌 기업의 손을 들어준 배경에는 정교하게 설계된 '수수료 정산 계약'이 있다.

메타는 국내 광고주가 아일랜드 본사에 직접 광고비를 결제하도록 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본사로부터 운영비에 일정 마진만 얹은 '용역 수수료'를 정산받는 데 그쳤다.

넷플릭스는 한국 법인이 국내 구독료 매출을 거두도록 설계했다. 한국 법인은 마케팅 비용과 약정된 영업이익만 챙긴 뒤, 나머지 매출을 본사에 수수료로 송금했다.

두 방식 모두 한국 법인을 독자적 수익창출원이 아닌, 본사 사업을 대행하고 고정 마진만 받는 '보조적 지원 주체'로 묶는다. 이러한 구조는 국내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면서도 과세를 우회하는 '법리적 방패'로 작용했다.

학계는 사법부가 다국적 기업이 설계한 정교한 수수료 구조를 기계적으로 인정하면서 조세 회피를 방치했다고 비판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번 판결의 본질은 법원이 빅테크 기업의 교묘한 '수수료' 송금 계약 구조를 실질적 거래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실질적으로는 명백한 소득 이전 행위인데도 법원이 계약서 형식 논리에 갇혀 면죄부를 준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