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파이, 샐러드까지"…달 가는 우주인, 189개 '우주 식단' 먹는다

189개 메뉴에 핫소스 5종, 음료 하루 2잔 제한
재수화·가열 방식 식사…보급 없는 우주선 환경 맞춤 설계

54년 만에 다시 달로 향하게 되는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54년 만의 유인 달 비행에 나선 아르테미스 2호에서는 우주비행사 식사도 철저히 사전 설계된 형태로 준비됐다. 보급과 냉장이 모두 불가능한 오리온 우주선 특성상 모든 식량은 발사 전 미리 탑재되며, 제한된 자원 안에서 운영된다.

2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승무원 메뉴 자료에 따르면 이번 임무에는 총 189개의 메뉴 항목이 구성됐다.

식단은 단순한 기내식이 아니라 열량과 수분, 영양 균형을 충족하면서도 승무원 기호를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동시에 오리온 우주선의 질량·공간·전력 제약 조건을 고려해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음료는 10종 이상이다. 커피와 녹차를 비롯해 망고·복숭아 스무디, 초콜릿·바닐라 아침 음료, 레모네이드, 애플사이다, 코코아 등이 포함됐다. 다만 승무원 1인당 하루 2잔으로 제공량이 제한된다. 나사는 이번 임무에서 승무원들이 소비할 커피가 총 43잔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아르테미스 2호(Artemis II)' 식단 인포그래픽. 189개의 메뉴를 비롯해 달 비행 중 소비할 커피 43잔, 토르티야 58개, 5종의 핫소스 등 식단 정보가 담겨 있다. (NASA 제공) 2026.4.2/뉴스1
189개 메뉴에 핫소스 5종…보급 없는 '우주 식단'의 조건

특히 식단에는 다양한 요리용 향미료(Culinary Flavorings)도 함께 실렸다. 메이플 시럽, 초콜릿 스프레드, 땅콩버터, 딸기잼, 꿀, 계피, 매운 머스터드와 함께 5종의 핫소스도 포함됐다. 일부 식재료에는 캐나다산 제품이 포함되는 등 국제 협력 요소도 반영됐다.

식사 메뉴 역시 지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 구성됐다. 토르티야와 밀가루빵, 채소 키슈(프랑스식 파이·Vegetable Quiche), 아침 소시지, 견과류를 곁들인 쿠스쿠스, 망고 샐러드, 그래놀라, 아몬드와 캐슈너트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토르티야는 총 58개가 준비됐다. 이 밖에도 바비큐 소고기 브리스킷, 브로콜리 그라탱, 매운 그린빈, 마카로니 앤 치즈, 열대과일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이 제공된다.

디저트도 빠지지 않는다. 쿠키와 초콜릿을 비롯해 캔디 코팅 아몬드, 코블러(과일 파이의 한 종류), 푸딩, 케이크 등 단 음식도 메뉴에 포함됐다. 제한된 환경에서도 승무원 기호를 반영하려는 설계다.

재수화 장치에서 동결건조 우주식에 물을 주입하는 모습. 우주비행사들은 이 방식으로 식사를 준비한다. (NASA 유튜브 갈무리)
재수화·가열로 해결…우주 식사는 이렇게 먹는다

다만 이러한 식단은 신선식품이 아닌 상온 보관이 가능한 우주식 중심으로 구성된다. 오리온에는 냉장 설비가 없고 추가 보급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음식은 미세중력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부스러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식품은 즉석섭취식, 재수화식, 열처리 보존식, 방사선 처리식 등으로 나뉜다. 조리 과정은 단순화돼 있으며, 우주선 시스템과 승무원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됐다.

비행 단계에 따라 식사 방식도 달라진다. 발사와 착륙 구간에서는 물 공급 장치를 사용할 수 없어 별도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제공된다. 비행이 안정화되면 물을 이용해 동결건조 식품을 재수화(물을 다시 넣어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하거나 소형 가열 장비로 식사를 데워 먹는다.

승무원들은 비행 전 식품을 직접 시식하고 평가해 개인별 기호와 영양 요구를 반영한 메뉴를 확정했다. 식량은 승무원별로 2~3일치씩 하나의 용기에 묶어 담아 임무 중 선택의 유연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아르테미스 2호 식단은 과거 아폴로, 우주왕복선,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비교해 보급이 없는 완전 자급형 구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ISS는 정기 보급과 신선식품 공급이 가능하지만, 아르테미스 2호는 사전에 확정된 고정 메뉴 체계로 운영된다.

나사는 제한된 공간과 자원 속에서 영양과 안전, 기호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르테미스 2호는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약 10일간 달 주위를 비행한 뒤 지구로 돌아오는 유인 시험 임무다. 나사는 이번 비행에서 오리온 우주선의 생명유지장치를 처음으로 유인 상태에서 시험하고, 달 뒤편 통과 때 발생하는 통신 두절과 재연결 등 심우주 운용 능력도 점검한다. 미국은 이를 발판 삼아 장기적인 달 탐사와 화성 탐사 기반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