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인쟈 손주한테 안물어봐도 돼"…AI 배우는 시니어들
강서구 AI 디지털배움터 현장…7080 어르신도 AI 척척
올해부터 키오스크 활용 등 디지털 기초 넘어 AI 역량 교육 강화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귀여운 이미지를 제미나이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올리려면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할까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이모티콘을 만들어 보는 수업 시간. 강사의 세심하고 느린 호흡에 맞춰 70~80대 어르신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졌다. 곧이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이용해 이모티콘을 척척 만들어낸다. AI로 원하는 삽화를 넣은 엽서도 만들어 가족들과 소통하기도 한다.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디지털배움터 현장 풍경이다.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곰달래어르신 복지센터에 갖춰진 AI 디지털배움터를 찾았다.
정부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2020년부터 디지털배움터를 통한 AI·디지털 기본 역량 교육을 제공해왔다. 지난해에는 총 91만 명(연인원)이 교육을 받았고, 2020년부터 누적 433만 명이 디지털배움터를 거쳤다. 올해는 130만 명의 교육 인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강생 중 한 명인 황인직 씨(83·남)는 "예전에는 손자·손녀에게 부탁하는 게 많았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비행기나 지하철 시간을 다 볼 수 있다"며 "키오스크가 있으면 알바생이나 젊은 사람들한테 부탁해야 했는데 지금은 직접하고, 택시도 앱으로 부르고, 제미나이 앱도 쓰게 됐다. 디지털배움터가 생활에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황태환 씨(68·남)는 "컴맹 세대라 여섯살, 여덟살 외손녀들이 뭘 물으면 몰라서 답변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업을 받으면서 열심히 배워서, 앞으로는 '틱톡' 콘텐츠 같은 것도 AI를 이용해 만들면서 손녀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디지털배움터는 올해부터 디지털 기초를 넘어 AI 역량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차성혜 디지털배움터 강사는 "시니어분들이 AI에 관심이 많으시다"며 "AI로 자녀들에게 보낼 이모티콘을 만들어 감정 표현을 하고 카드를 만들어 가족들한테 전달하는 등 아이들과 가까워졌다는 평이 많다"고 말했다.
또 어르신들이 AI와 대화하면서 본인의 회고록을 작성하는 등 표현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졌다고 짚었다.
디지털배움터에는 교육 시설 외에도 다양한 AI 체험 콘텐츠를 갖추고 있었다. 또 키오스크 체험 기기를 통해 햄버거 주문 등을 스스로 해보는 노인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디지털배움터를 확대한다. 기존 37개소였던 거점센터를 69개소로 늘리고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거점센터 방문이 어려운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교육을 지난해 4200개소에서 올해 6000개소 이상으로 늘린다.
또 교육 과정에 AI의 개념 이해부터 딥페이크 판별 등 안전 교육, AI 윤리를 포함해 안전한 AI 사용을 장려할 방침이다.
한준희 과기정통부 디지털포용정책팀 사무관은 "국민 누구나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 게 목표로, 올해는 별도 예산을 들여 AI 튜터 양성 과정을 마련했다"며 "AI에 특화된 강사를 1000명 정도 교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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