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주총 줄줄이…'집중투표제 무력화 꼼수'에 국민연금 제동
네이버 김희철 CFO 사내이사로…카카오 정신아 연임·이사회 축소
게임사도 '재선임' 추진…국민연금 '이사회 슬림화' 반대표 던져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과 게임사들이 이번 주 연달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주총 위크'가 시작된다.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썼지만 주가 흐름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만큼, 이번 주총에서 결정적인 주가 부양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사는 지배구조 개편을 주요 안건으로 올리고 인공지능(AI) 사업의 차세대 전략을 발표할 전망이다.
게임사들은 경영진 연임을 통해 안정적인 리더십 구조를 이어가는 한편,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사업 청사진을 공개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최대주주이자 카카오와 주요 게임사 지분을 5% 이상씩 확보한 국민연금공단은 각 사 안건 일부에 반기를 표한 상태다. 반대 입장을 밝힌 안건 대부분은 주주가치 제고에 반하는 내용으로, 이들 안건의 주총 통과 여부도 관전 요소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카카오 주총은 26일 오전 10시 본사인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린다.
네이버 주총의 주요 안건은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김 CFO는 지난해 4월 선임된 후 회사의 재무와 경영 관리 전반을 맡아왔다.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피지컬 AI 등 신사업이나 6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 절차 등 주요 투자와 의사결정 과정에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신속한 투자 결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의결한 정신아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다. 최종 승인될 경우 정 대표의 임기는 2028년까지 연장된다. 정 대표는 2024년 취임 직후부터 강도 높은 지배구조 효율화를 단행해 132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현재 94개로 약 30% 가까이 줄였다.
이사회 몸집도 줄인다. 3인 이상 11인 이하로 명시된 정관 내 이사회 규모를 3인 이상 7인 이하로 수정하고, 이사회 인원을 8명에서 6명으로 축소한다.
이외에도 정관 사업 목적에 'AI 개발 및 이용업'을 공식 추가한다. AI를 중장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정의하고, 최근 정식 서비스로 출시한 온디바이스(장치 탑재) AI 에이전트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게임사 주총의 첫발은 24일 크래프톤(259960)이 뗀다.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처리하고, 개정 상법에 발맞춰 전략적 자사주 활용을 위한 자기주식 보유·처분 근거 규정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사회 규모 역시 슬림화한다. 이사를 3인 이상으로 하되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의 과반으로 지정한 기존 정관을 이사는 3인 이상 7인 이내, 사외이사는 3인 이상이되 이사 총수의 과반으로 변경한다.
26일 주총을 여는 엔씨소프트(036570)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명을 '엔씨'(NC)로 변경하고자 한다.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를 지속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당 배당금 1150원을 확정한다.
같은 날 넷마블(251270)은 방준혁 의장 재선임을 추진한다. 황득수 CJ ENM 스튜디오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한편 네이버의 최대주주이자 IT기업들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각 사 주요 안건 일부에 '반대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카카오페이와 크래프톤의 경우 공통으로 이사회 규모 축소 안건에 반기를 들었다.
이는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대규모 기업에는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므로 이사가 많을수록 소액주주의 의결권이 커진다.
국민연금은 소액주주가 이사회에 진입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이사 수 축소로 방어선을 구축하려 한다고 보고 각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즉 이사회 축소를 '집중투표제 도입 무력화'로 판단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정관으로 이사의 수 상한을 축소해 일반주주의 주주제안 및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하는 반면, 정관변경을 하지 않아도 적정 이사회 규모로 운영이 가능한 점을 감안해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한도 수준과 금액이 회사 규모와 경영 성과에 비해 과다하다는 이유로 상향 안건을 반대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의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승인 안건은 자사주 취득 당시 공시 목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아니라 '임직원 보상' 목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이외에도 넷마블이 황득수 CJ ENM 스튜디오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반대한다. 넷마블 설명과 달리 황 후보가 중요한 지분·거래관계에 있는 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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