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조작 논란' 넥슨, 1000억대 전액 환불 초강수…'징벌적 손배' 피했다

이용자 단체, 공정위 및 게임위 신고·피해구제 신청 철회

메이플 키우기(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넥슨이 '메이플 키우기' 확률 오류 사태에 전액 환불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징벌적 손해배상 등 법적 리스크를 피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넥슨을 상대로 제기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게임물관리위원회 피해구제 신청을 철회한다고 이날 밝혔다.

협회는 전날(28일) 이용자 1500여명을 대신해 '메이플 키우기' 관련 전자상거래법 위반 신고를 공정위에 접수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도 이용자 피해 구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넥슨 방치형 게임 '메이플 키우기'는 최근 게임 내 최대 능력치 등장 확률을 사실과 다르게 표기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당초 운영진은 게임 내 능력치 재설정 시스템인 '어빌리티'에서 특정 확률로 최대 능력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표기 내용과 달리 지난해 11월 6일부터 12월 2일까지 최대 능력치가 등장하지 않았다.

어빌리티 시스템은 유료 재화인 '어빌리티 패스'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약 한 달간 등장 확률이 없는 옵션에 유료 재화를 소비한 셈이다.

넥슨은 이용자들에게 이 상황을 소명하지 않고 조용히 등장 확률을 조정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잠수함 패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까지 캐릭터의 공격 수치가 표기된 수치와 달리 실제 성능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의 모습. 2022.3.2/뉴스1

비판이 이어지자 운영진은 이용자들이 그간 결제한 금액을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메이플 키우기' 운영진은 28일 공지사항을 통해 "치명적 오류를 확인했음에도 고지 없이 수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모든 이용자에게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올해 1월 28일 오후 7시까지 결제한 모든 유료 상품을 환불한다.

이번 전액 환불 결정은 게임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넥슨이 게임 운영상의 문제로 전액 환불 조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이 출시 45일 만에 누적 매출 1억 달러(약 1500억 원)를 넘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가 물어내야 할 금액은 최소 1000억 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발 빠르게 조치한 건 개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에 따른 '징벌적 손해배상'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개정된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법원이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 위반 행위의 고의성을 인정하면 게임사는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물어내야 한다.

만일 이용자가 공정위 조사 결과나 처분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해 사법부가 고의성을 인정하면, 넥슨은 피해 금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해야 하는 셈이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이철우 변호사는 넥슨의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기업이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고 부담함으로써 법적 분쟁으로 나아가지 않고 소비자들의 권리를 신속하게 구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협회와 함께 이번 사태를 공론화한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 운영자 김성회 씨도 "전액 환불이라는 용단을 환영한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