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Z들이 노는 법…20년 전엔 합성사진, 이젠 'AI 영상'

사회적 불만 대상 AI로 영상 만들어 풍자·희화화

'카카오는 이제 가난하다고' 영상. 카카오 업데이트 내용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생성형 AI로 제작됐다.(이딴게 유튜브 갈무리)/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MZ세대가 인터넷에서 노는 법도 변하고 있다. 음악·영상 생성 AI 기술이 고도화된 결과다. 과거 인터넷 커뮤니티의 '합성사진' 놀이도 약 20년 만에 AI 영상으로 다시 유행하고 있다.

15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들의 불만이 제기된 '카카오톡의 친구탭 피드 개편 업데이트' 관련 불만은 '카톡팝'(카카오톡+팝)으로 불리는 AI 풍자 동영상으로 퍼졌다.

음악·영상 생성 AI로 제작 '딸깍'…'카톡팝' 영상 조회수 폭발

이같은 AI 풍자 동영상은 음악 생성 AI '수노'(SUNO)나 '우디오'(Udio), 영상 제작 AI '소라'(Sora) 등을 통해 제작되고 유튜브나 X,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되고 있다.

제작된 영상에는 주로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와 관련해 불편해진 피드, 앱 내 광고 증가, 주가 하락 등을 소재로 카카오를 풍자·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등을 소재로 삼은 AI 풍자 영상도 퍼졌다.

김창섭 넥슨 국내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 (넥슨 제공)/뉴스1
'AI 풍자 영상' 원조에서…조롱을 칭찬으로 바꾼 메이플 김창섭

국내에서 MZ세대의 AI 풍자 영상 제작 유행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건 지난해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부터다.

당시 메이플스토리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리부트 서버 개편과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이 컸다. 유저들은 업데이트를 주도한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를 소재로 딥페이크 AI 영상을 제작했다.

일부 AI 풍자곡은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1500만 회를 넘어가는 등 인기를 끌며 '정상화', '다 해줬잖아', '신창섭' 등 다양한 밈(Meme)을 낳기도 했다.

원색적 비난이나 인신공격적인 내용이 담긴 영상도 있었으나, 넥슨과 김 디렉터 측은 유저의 비판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비판을 수용하는 태도와 게임 개선 업데이트가 호평을 받으며 최근에는 김 디렉터는 자신을 향하던 조롱을 칭찬으로 바꿨다는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홍민택 카카오 CPO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된 딥페이크 합성영상(타카다 스즈네 유튜브 갈무리)/뉴스1
AI 영상,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없어…"의도적 명예훼손·모욕은 형사처벌"

과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합성사진이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 문제가 불거졌던 것처럼 AI 영상의 법적 책임 문제도 다시 제기된다.

홍 CPO는 변호사를 통해 '카톡팝' 영상들이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과 형법상 모욕에 해당하며, 개인정보와 초상권 침해라는 뜻을 밝힌 상태다. 다만 카카오와 홍 CPO 측은 아직 AI 풍자 영상 제작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서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중혁 변호사(법무법인 한원)는 "카카오 CPO 정도면 공적인물로 보여 이를 풍자하는 정도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용에 의도적 명예훼손이나 모욕적 표현이 들어갈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또 수익 창출 목적으로 AI 풍자 영상을 이용한다면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