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에 묻힌 '사이버안전'…KISA원장 3개월째 공백
관피아 논란속 공모절차 '올스톱'…업계선 "후임 빨리 정해야"
- 지봉철 기자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 국가사이버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 자리가 3개월 가까이 공석이지만 후임 인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KISA에 따르면 지난 3월 이기주 전 원장이 3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발탁되면서 공석이 된 KISA 후임 원장의 공모절차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 KISA는 두 달이 넘도록 이사회를 열지 못해 원장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개인정보유출, 사이버침해 사고 등 민간 정보보호를 총괄하는 KISA의 업무공백이 장기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사실 미래부는 4월중 KISA 후임 원장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면서 관피아 논란에 막혀 인선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KISA는 물론이고 다른 공공기관 인사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신중하게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다보니 임추위 결성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미래부 관계자는 "관피아 논란 이후 산하기관이나 유관기관에 미래부 출신이 거론되는 것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KISA의 후임원장 선임도 늦어지고 있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인선 절차가 기약없이 늘어지자 관계자들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앞으로 1~2개월 사이에 KISA 원장 선임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데 있다.
당장 이사회를 열어 임추위를 만들고 공고를 내도 공모기간을 거쳐 원장을 선출까지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신임 원장 공모는 최소 4주 이상 공고하도록 돼 있다. 결국 KISA의 업무 공백은 5개월 이상 지속될 공산이 크다.
3차례 연속 정상적인 원장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직원들의 피로가 누적돼 있는 것도 문제다. KISA는 지난 2009년 정부의 부처간소화 정책에 따라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이 통합된 기관이다. 이때부터 인터넷과 정보보호 진흥업무를 동시에 시작했다.
그러나 초대 김희정 원장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 약 1년만에 KISA를 떠났고 2대 서종렬 원장은 여비서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며 1년8개월만에 중도 사퇴했다. 이후 3대 원장에 이기주 원장이 취임했지만 지난 3월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출범 이후 취임한 3명의 원장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후임 인선을 빨리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만 바라본 채 인선작업을 전면 중단할 것이 아니라 우선 시스템적으로 투명한 기준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인선작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용카드3사의 개인정보 유출사고, KT 해킹사고 등 크고 작은 개인정보 해킹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보호를 담당하는 기관의 수장을 장기 공백 상태로 두는 건 문제가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진흥원 내부는 원장을 비롯해 주요 실무 직책이 업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 신용정보 유출 등 사이버 보안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책임지는 KISA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운영상 허점이 드러날 수도 있다"며 "관피아의 폐해를 끊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수장의 공석 등으로 업계의 우려가 큰 만큼 인터넷 진흥과 보안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를 빨리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jan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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