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2500억 투자로 미래 성장판 연다…게임 생태계에 활력

'오픈 생태계' 구축해 산업 전반 파이 키운다
넥슨 "장기적인 생태계 투자·미래 성장 동력 확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뉴스1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넥슨이 지속 가능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다. 차세대 글로벌 흥행작이 될 원석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전수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독립적인 IP(지식재산권)를 키워내겠다는 구상이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정부, 게임 전문 벤처캐피털(VC)과 함께 창업 초기 단계부터 신생 개발사의 혁신적인 IP를 포착하고 글로벌 브랜드로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최대 2500억 원 규모의 장기 투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투자 위축이 장기화된 게임 산업에 초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시에 이들을 중심으로 넥슨표 '오픈 생태계'를 구축해 산업 전반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민관 협력으로 투자 효율 극대화…단계별 '릴레이 지원'

넥슨은 투자 전담 신설 자회사인 넥슨파트너스를 통해 게임 전문 벤처캐피털 코나벤처파트너스와 손잡고 1200억 원 규모의 전략 펀드 '코나 글로벌 아이피 투자조합'을 출범시켰다. 코나벤처파트너스는 VC 경력 25년 이상의 최화진 대표가 이끄는 국내 유일의 게임 전문 독립계 VC로,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넷마블·텐센트 등 주요 게임사와 SI 협력 펀드를 운용해 온 검증된 파트너다.

해당 펀드는 문화체육관광부 IP 계정의 모태펀드 600억 원이 결합돼 넥슨의 직접 출자금 대비 약 2배 규모의 전략적 레버리지 효과를 낸다.

코나벤처파트너스가 시드, 시리즈 A 단계까지 초기 소싱과 육성을 주도한다. 넥슨파트너스는 시리즈 A 일부에 공동 투자하고, 이후 단계에서 직접투자자로 참여해 역할을 분담한다.

통상적으로 많은 게임 스타트업은 개발 초기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사전 시장 검증(CBT·OBT) 및 출시·스케일업을 앞두고 자금 조달의 맥이 끊기는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 구간을 맞닥뜨린다. 실제 업계에서는 넥슨 주도의 릴레이 투자가 이 마의 구간을 안정적으로 극복할 실질적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 성장 이끌 '핵심 파트너' 찾는다…역량 있는 팀 발굴에 집중

넥슨은 이번 투자 프로그램을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가장 빠르게 읽어내고 유망 IP의 원석을 조기에 발견하는 '전략적 레이더'로 활용할 계획이다. 투자 대상 역시 △글로벌 확장이 가능한 신규 IP △UA 마케팅 기반의 차세대 라이브 서비스 게임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개발사 등 넥슨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과 직결되는 세 가지 핵심 축에 집중된다.

특히 검증된 파트너에게 확실하게 베팅하는 넥슨의 투자 문법도 한층 정교해졌다. 파트너사가 초기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와 마케팅에 나서는 시점(CBT 전후) 등, 스타트업이 가장 폭발적인 성장 자금을 필요로 하는 적기에 대규모 스케일업 자금을 직접 투입한다.

이러한 넥슨의 지원은 해당 개발사가 글로벌 무대에서 자생력을 갖춘 스튜디오로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넥슨은 미래 시장을 함께 개척할 장기적 비즈니스 동맹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생태계가 살아나야 넥슨도 성장한다"

주목할 점은 넥슨이 이러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퍼블리싱 계약을 강제하는 일방적 방식이 아닌 '오픈 생태계 모델'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퍼블리싱 계약 없이도 투자를 집행하며, 개발사가 독립적인 사업체로 자생할 수 있도록 자체 역량 육성을 돕는다.

이러한 상생 중심의 접근은 얼어붙은 한국 게임 생태계에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넥슨의 비즈니스 파트너 풀(Pool)을 넓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태계 전반의 기초 체력이 올라가야 그 안에서 넥슨이 확보할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의 수준 또한 동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12년 출범해 무상으로 공간과 인프라를 제공했던 '넥슨앤파트너즈센터'(NPC)의 상생 철학과 맞닿아 있다. '넥슨파트너스'는 이 NPC의 철학을 자금 투자 영역으로 대폭 확장해, 국내 게임 산업과 넥슨이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완성했다.

첫 투자 검토는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김한준 넥슨 CIO는 "글로벌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차세대 IP와 독보적인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넥슨의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과제"라며 "민관 협력을 통해 초기 투자 시장의 공백을 메우고, 발굴된 유망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넥슨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생태계 투자 및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프로그램을 확고하게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넥슨은 2026년 상반기 기준 매출 2733억 엔(2조 5603억 원·상반기 평균 환율 100엔당 936.8원), 영업이익 894억 엔(8379억 원)을 기록,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