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이탈 가속화되는 KT…신뢰 회복 관건
연이은 해킹 사태로 지원금 경쟁 격화…가입자 뺏고 뺏기
KT 이탈 가입자 8만명…"신뢰 회복 없인 출혈 경쟁만 반복"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위약금 면제 이후 KT(030200)를 이탈한 가입자가 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3사의 지원금 경쟁에도 불이 붙으면서 '무단 소액결제 사태'에 따른 대규모 고객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연이은 해킹 사태를 계기로 이통사들이 공수를 달리해 가입자 뺏고 뺏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6일간 KT에서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총 7만 905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KT 이탈 고객은 전산휴무였던 일요일(4일) 개통분까지 반영되며 2만 6394명을 기록했다. 이날 KT 해지 고객 중 73.4%인 1만 9392명이 SK텔레콤(017670)으로 이동했다. LG유플러스(032640)로 이동한 가입자는 4888명이었으며, 알뜰폰(MVNO)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211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KT 위약금 면제를 계기로 통신 시장의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 심화하면서 KT 이탈 폭이 커지고 있다. '성지'로 불리는 일부 휴대전화 유통점을 중심으로 공짜폰을 넘어 현금을 얹어주는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의 출혈 경쟁을 놓고 기존 고객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번호이동 시장에 투입되는 마케팅 비용과 비교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기변경에는 절반 이하 수준의 지원금만 지급되고 있는 탓이다.
반면 KT는 가입자 수성을 위해 통신사 교체 없이 휴대전화만 바꾸는 기기변경 고객에게도 번호이동과 유사한 수준의 지원금을 내놓고 있다.
KT의 위약금 면제는 오는 13일까지로, 가입자 이탈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유심 해킹 사태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한 SK텔레콤의 경우 열흘간 16만 6000여명의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로 이탈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해킹 사태 이후 3개월간 가입자 60만 명이 순감했다. 이에 따른 재무적 타격과 5000억 원대 고객 보상안, 과징금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첫 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관건은 고객 신뢰 회복이다. 경쟁사의 해킹 국면마다 공방을 달리한 채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출혈 경쟁으로는 내실을 다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통신사 옮겼더니 또 해킹", "믿을 곳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통신 3사는 올해 신년 키워드로 '고객 신뢰'를 제시하고 있다.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신년사를 통해 '고객 중심의 단단한 이동통신 사업(MNO)'을 내세웠다. 김영섭 KT 대표는 신년 메시지를 내며 "고객 신뢰 회복 과정에서도 전 임직원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신년 경영 키워드로 '신뢰'(TRUST)를 꼽았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도 해킹 이슈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졌다며 이통 3사의 신뢰 회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사는 공통적으로 보안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AI 경쟁력이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2026년은 외형 확장보다 신뢰 회복과 기본기 재정립을 통해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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