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 도전 끝에 KT 차기 대표 낙점된 '30년 KT맨' 박윤영
소액결제 사태로 흔들리는 KT 조직 안정화 적임자 평가
AI 사업 본격화도 과제…당장 내년도 조직개편·인사도 밀려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KT(030200)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 최후의 1인으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이 낙점됐다. 정통 KT맨인 박 전 사장은 소액결제 사태로 흔들리는 KT의 조직 안정화와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박 전 사장은 네 차례 KT 수장 후보로 도전한 끝에 처음으로 최종 후보로 올랐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서울 한 호텔에서 박 전 사장을 비롯해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면접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면접 순서는 홍 전 대표부터 주 전 대표, 박 전 사장 순으로, 각 후보는 직무수행계획서를 바탕으로 약 20분간 프리젠테이션을 한 뒤, 이사진과 질의응답을 1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KT의 조직 안정화와 AI 기업으로의 변화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질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기업가치 제고 △대내외 신뢰 확보 및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경영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을 중점적으로 반영해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유력 후보로 꼽혀 온 박윤영 전 사장은 2019년과 2023년 KT 대표에 도전했다. 경선 때마다 유력 후보로 꼽혔으며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다. 2019년에는 구현모 전 대표와 경쟁했으며, 2023년 초 구 전 대표의 연임 포기 이후 진행된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윤경림 전 KT 사장과 최종 후보 자리를 다퉜다. 같은 해 8월 KT가 대표 후보를 다시 선정할 때도 윤 전 사장의 이름이 올랐다.
박 전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한국통신 입사 이후 30년 넘게 KT에서 근무한 정통 KT맨이다. 조직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 사업 흐름 이해도가 높아 취임 즉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을 주도하며 클라우드·AI·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복합 전략을 추진해 온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박 후보는 2026년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KT 신임 대표로 최종 선임된다.
KT 신임 대표의 당면한 과제는 지난 9월 불거진 무단 소액결제 사태 수습 및 조직 안정화다. KT는 무단 소액결제 사태가 발생하면서 보안의 큰 허점을 드러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 악성코드 감염 서버를 발견하고도 신고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나 은폐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보안 강화를 바탕으로 신뢰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AI 사업을 본격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당초 KT는 글로벌 빅테크 파트너십에 기반해 국내 산업별 특화 AI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불공정 계약 논란이 일면서 관련 사업 기조를 유지할지도 관건이다.
당장 내년 사업 계획 수립 및 조직 개편도 정체돼 있다. 경쟁사들은 이미 내년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마친 상황이다.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은 "박윤영 후보가 새로운 경영 비전 아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대내외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며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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