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AI·통신…SKT 조직 개편을 읽는 세 가지 키워드
판사 출신 수장은 해킹 사태 수습 주력…양대 CIC장이 사업 책임
"통신 사업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2026년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읽는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다. 대규모 해킹 사태의 수습과 통신 사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 그리고 인공지능(AI) 대전환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조직 개편안의 핵심은 통신(MNO)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양대 CIC(사내회사) 체제다. 주력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사내독립기업으로 두고 각각 별도의 수장을 둔 형태다. 사업 구조를 통신과 AI 두 축을 중심으로 정리해 조직을 효율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정재헌 신임 CEO를 선임했다. 새로 선임된 정 CEO는 SK텔레콤의 첫 법조인 출신 수장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하는 등 20년간 법조계에 몸을 담았다. 직전에는 대외협력 부문 사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대규모 해킹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둔 인사로 평가된다.
특히 정 CEO는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522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실적 발표와 함께 선임됐다는 점에서 메시지는 더욱 명징하다. SK텔레콤 사상 첫 적자 전환의 원인은 4월 발생한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 수습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정 CEO는 이 같은 해킹 사태 뒷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약 1348억 원의 과징금 관련 행정 소송 여부와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들의 집단소송 문제에 직면해 있다.
양대 CIC 체제는 리스크 관리와 함께 통신과 AI 양대 사업을 별도 조직으로 떼어 해당 사업 전문가에게 전권을 주는 형태다. CEO의 다소 부족한 사업 전문성을 CIC 체제로 보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MNO CIC장을 맡은 한명진 사장은 통신·플랫폼·투자 등을 두루 경험한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SK텔레콤에서 이동통신사업지원그룹장, 구독형상품CO장, 전략 담당 등을 맡았으며, 직전에 투자 전문 회사인 SK스퀘어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AI CIC 수장은 투톱 체제로 구성됐다. 유경상 AI CIC장은 구글 본사 출신으로 SK 그룹의 AI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담당하며 SK텔레콤의 전략과 신사업 발굴도 맡았다. 정석근 신임 AI CIC장은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 출신으로 SK텔레콤 합류 후 AI 관련 기술 개발과 글로벌 투자를 비롯해 플랫폼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을 이끌었다.
MNO CIC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통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뒀다. 마케팅,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등 조직을 중심으로 관련 기능 및 역량 통합에 나선다.
AI CIC는 핵심 사업과 기술 중심 역량 결집에 나선다. 특히 팀 단위 조직은 프로젝트 형태로 구성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을 통해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통신사'로서 위상을 되찾고, AI 사업에서도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정 CEO는 "CIC 체제는 MNO와 AI 각 사업 특성에 맞춘 최적화된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기 위한 선택"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MNO 사업의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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