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한국, 5G SA 지연 과제…통신사들 AI 투자 편중"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이 한국의 5G 단독모드(SA) 도입을 "국가 ICT 산업의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꼽으며 이 같은 기술 전환이 늦어질 경우 6G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에릭슨은 22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에릭슨 이노베이션 데이 2025'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AI)·혼합현실(XR)·자율주행 등 차세대 서비스 확산에 대비해 SA 기반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벨 톰바즈 에릭슨 코리아 CEO는 "한국이 5G를 세계 최초 상용화했지만, 6G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5G SA를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AI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활용 사례와 이를 구현되기 위해 5G SA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5G SA는 기지국과 코어망 모두 5G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기술로, 자율주행 등 차세대 서비스에서 필요한 '초저지연'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현재는 KT만 5G SA 전국 상용망을 구축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비단독모드(NSA) 방식으로 망을 운영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5G SA 전국망 도입을 위해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 중이다.

특히 에릭슨은 한국의 구조적 과제로 △SA 전환 지연 △설비투자비용(CAPEX) 축소 △저주파 대역 부족 △NSA 의존에 따른 진화 정체 △통신 사업자들의 AI 투자 편중 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시벨 톰바즈 CEO는 "가입자당 매출(ARPU)이 크게 증가하지 않아 통신사들이 어떻게 수익을 가져올지 고민 중인 거 같다"며 "그러나 5G SA 등 강력한 네트워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대전환과 수익화도 어려울 거다. 균형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미샤 돌러 에릭슨 본사 신기술 담당 부사장은 "한국에서 현재 생성형 AI 서비스가 인가 많은데, 마법과 같은 기술이 나오려면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서는 △AI 네이티브 기능을 탑재한 에릭슨 5G 어드밴스드 △에너지 효율을 30~50% 개선한 차세대 라디오 장비 'AIR 3285' △첨단 AI 기능으로 최적화되어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인 'G4 베이스밴드' △레벨4를 향한 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네트워크 자동화 기술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ZTA: Zero Trust Architecture)를 위한 텔코 그레이드 보안 솔루션 등이 소개됐다.

최근 국내 통신사들의 잇따른 해킹 사고와 관련해 미샤 돌러 부사장은 "인력 운용 측면에서 실수와 기술 관련 이슈가 연관된 걸로 안다"며 "암호화된 데이터를 비인증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문제가 발생해선 안 된다. 암호화되지 않은 데이터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시벨 톰바즈 CEO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보안 사고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며 "네트워크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관리 대상이 늘고 있고, 각각의 구성 요소들을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할지가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