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엑시나 대표 "AI 인프라 승부처, 연산 아닌 메모리 효율확장"[K-챌린저]
핫칩스서 'MX1' 공개…CXL 확장·근접 연산으로 데이터 병목 공략
허이퍼스케일러와 실증 진행…내년 美 실리콘밸리 본격 공급 목표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의 경쟁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연산 성능이 중심축이었다면, 앞으로는 같은 규모 인프라로 얼마나 더 많은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김진영 엑시나(XCENA) 대표이사(창업자)는 3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더 강력한 프로세서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AI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연산 장치에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급하느냐가 시스템 성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엑시나는 CXL(Compute Express Link) 기반 메모리 확장과 메모리 근접 연산(Near Data Processing·NDP)을 결합한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세계적 반도체 학회 '핫칩스(Hot Chips) 2026' 메모리 세션에서 양산형 제품 'MX1'을 공개하며 국내 팹리스로는 처음으로 핫칩스 메모리 세션에 이름을 올렸다.
MX1은 데이터를 CPU나 GPU로 끌어와 처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가까이에서 연산하도록 설계됐다. AI 추론과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이동 시간 및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 대표는 "모델과 컨텍스트가 커질수록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데이터 이동에 드는 시간과 전력이 전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한다"며 "엑시나는 데이터를 연산 장치로 반복해서 옮기는 대신 연산을 데이터 가까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사고의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MX1은 CXL 기반으로 메모리를 확장하는 'MX1 익스팬드'(MX1 Expand)와 데이터 인접 영역에서 연산하는 'MX1 컴퓨트'(MX1 Compute)로 구성된다. MX1 컴퓨트에는 1000개 이상의 RISC-V 기반 연산 코어가 탑재됐다. SSD를 활용한 대용량 메모리 계층도 지원한다.
김 대표는 "메모리 용량, 데이터 이동, 연산을 각각 따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 문제로 봐야 한다"며 "칩부터 소프트웨어, 실제 고객 워크로드까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것이 엑시나가 말하는 풀스택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도입 장벽을 낮추는 데도 힘썼다. MX1 익스팬드는 CXL 표준을 기반으로 기존 운영체제와 시스템에서 메모리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MX1 컴퓨트 역시 고객에게 전혀 새로운 개발 방식을 요구하기보다 SDK와 런타임을 통해 기존 코드의 필요한 작업만 데이터 근접 연산으로 넘기는 방식을 목표로 한다.
엑시나는 핫칩스에서 동일한 CXL 메모리 장치의 데이터를 호스트 CPU로 옮겨 처리하는 방식과 MX1 내부에서 처리하는 방식을 비교했다. 그 결과 처리량은 최대 4.7배, 에너지 효율은 최대 18.7배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해당 수치가 모든 환경에서 일률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모든 상용 워크로드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벡터 검색, 데이터 분석, 키·값(KV) 캐시처럼 데이터 이동이 많은 작업일수록 MX1의 구조적 이점이 커진다"고 말했다.
AI가 대규모 학습을 넘어 추론 중심으로 확장하면서 긴 컨텍스트 처리와 KV 캐시, 벡터 검색 등 메모리 집약형 작업은 늘고 있다. GPU와 CPU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동시키는 과정이 새로운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엑시나의 판단이다.
엑시나는 메모리 제조사와 경쟁하기보다 CXL 생태계 확장을 통한 보완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CXL은 메모리 제조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라며 "메모리를 확장·공유 가능한 인프라 자원으로 활용하게 되면 새로운 시스템과 워크로드가 만들어지고, 메모리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시장도 함께 넓어질 수 있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어 "CXL 생태계가 커질수록 메모리 제조사와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 함께 만들 수 있는 시장도 커질 것"이라며 "엑시나는 그 생태계를 함께 키우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엑시나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미국 실리콘밸리 법인 등)와 AI 인프라 기업을 대상으로 실제 워크로드 기반 검증을 진행 중이다. 성능과 호환성, 소프트웨어 통합, 운영 안정성, 경제성을 확인한 뒤 2027년 본격 공급에 나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한국이 시스템 아키텍처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기술 개발 이후의 검증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에 필요한 것은 개발비만이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 기술을 시험하고 첫 고객, 첫 운영 레퍼런스를 확보할 기회"라며 "칩뿐 아니라 시스템 아키텍처, 펌웨어, 런타임, 상호운용성 검증까지 이어지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메모리를 AI 인프라의 능동적인 자원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필요한 곳에 메모리 용량을 제공하고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 일부 연산을 수행하는 메모리 인프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더 많은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의 비용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인프라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1980년생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 학사 △삼성전자 Flash SW Development / Strategy & Innovation Center △SK텔레콤 SW Defined Storage Lab 팀장 △SK하이닉스 차세대 설루션 아키텍처 팀장 △SK하이닉스 설루션 개발 SSD Firmware 부사장(SK하이닉스 최연소 엔지니어 출신 임원) △SK하이닉스 Enterprise·Client SSD Firmware 전체 조직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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