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도 빚 못 갚는다"…中企 연체율·파산 역대 최고 '경고등'
상반기 법인파산 1299건, 전년比 17.7%↑…개인회생도 역대 최대
中企 연체율 1%로 11년 만에 최고…"매출·상환능력 회복이 관건"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데 이어 올해 상반기 법인 파산 신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대출의 상환 부담까지 겹치면서 상환 여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법원통계월보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12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04건)보다 17.7% 증가했다.
이는 2006년 통합도산법 도입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한 해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1069건) 수를 반년 만에 넘어섰다.
상반기 개인 파산 신청은 2만 1899건으로 전년 동기(1만 9857건)보다 10.3% 증가해 2021년 이후 가장 많았다. 개인회생 신청도 8만 17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 2192건)보다 13.2%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권 연체율에서도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00%로 전월보다 0.10%포인트(p) 상승했다. 2015년 5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은 1.11%까지 올랐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84%로 201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비용 부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6.4%는 현재 채무 수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소기업·소상공인은 28.1%가 채무 수준이 부담된다고 응답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채무 부담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매출 감소 및 영업이익 악화'(67.4%)였다. '높은 대출금리'(37.9%)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34.8%) 등이 뒤를 이었다. 고금리 부담에 앞서 기업이 영업을 통해 돈을 벌어 빚을 갚을 수 있는 상환능력 자체가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 역시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7월 소상공인 경기전망지수(BSI)는 77.3으로 전월보다 5.5포인트(p) 하락했다. 올해 1월(76.1)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70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판매실적 전망 BSI는 83.6에서 75.8로, 자금사정 전망 BSI는 83.4에서 76.3으로 각각 하락했다.
BSI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사업자가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이미 채무 부담이 큰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출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과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빚만 늘어날 경우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넘기더라도 향후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서 기업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금융지원 정책은 '정책금융 확대'(58.8%)였다. '만기 연장·상환 유예'(52.2%), '고금리 이자 지원 제도 재시행'(43.2%) 등이 뒤를 이었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출 감소와 기존 대출 상환 부담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내수 활성화와 판로 확대 등을 통해 기업들이 매출과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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