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시고 서점 간다"…MZ 취향 변화에 골목 업종도 '힙'해졌다

장난감 가게 20% 증가할 때 간이주점 등 10% 가까이 감소
"당당하게 취향 소비하는 시대…'N차' 회식도 이젠 옛말"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서점. 2026.7.28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젊은 층의 소비와 여가 방식이 달라지면서 골목상권의 업종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음주를 줄이려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술집과 PC방 등 전통적인 외식·오락 업종은 줄어드는 반면 서점과 장난감 가게 등 취향과 문화 소비를 겨냥한 업종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장난감 가게 20% 늘어난 사이 술집은 10% '뚝'

17일 국세청의 6월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 따르면 장난감가게는 3996곳으로 지난해 동기 3323곳보다 20.25% 증가했다. 전국 서점도 1만 193곳으로 1년 전 9893곳보다 3.03% 늘었다.

반면 젊은 층의 대표적인 여가 공간으로 꼽혔던 주점과 PC방은 감소했다. 간이주점 수는 전년 대비 9.19%, 호프 주점은 9.1% 줄었으며 PC방도 5.46% 감소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업종별 유행이 바뀐 것을 넘어 젊은 층의 소비 방식 자체가 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소비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과 콘텐츠를 골라 경험하는 '취향 소비'가 확산하면서 관련 업종으로 소비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서점의 증가다. 최근에는 독서를 힙한 문화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텍스트 힙'이 확산하면서 서점 등 오프라인 문화공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4일 서울 시내 한 카페 겸 술집으로 운영했던 가게가 폐업으로 철거되고 있다. 소비의 중심이 자택과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간이주점과 호프집, 독서실, PC방 등 오프라인 기반 자영업종의 폐업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26.2.4 ⓒ 뉴스1 김도우 기자
"취향 소비도 당당하게…업종 변화도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청년 세대의 소비문화 변화가 골목 상권의 업종 지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향후 업종 변화에도 더욱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젊은 층의 장난감 소비 증가와 관련해 "예전에는 30살이 넘어서 장난감을 사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지금은 30대뿐만 아니라 40대까지도 장난감을 자신의 취향으로 당당하게 소비하는 문화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난감도 단순한 놀이용품에 그치지 않고 생활용품과 결합하는 등 상품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며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나이에 관계없이 취향에 따라 구매하는 소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점 업종 감소에는 음주 문화와 회식 문화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직장인들이 퇴근 후 N차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다면 최근에는 짧게 식사를 하거나 술 대신 영화·공연 등 다른 활동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회식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퇴근 후 여러 명이 음식점이나 술집에 모여 술을 마시기보다는 각자 집에서 혼술을 하는 등 음주 문화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술집 업종은 앞으로도 어려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