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싫다, 구내식당 가자"…점심피크 직장인 사라진 식당가 [르포]

역대급 폭염에 휴가철까지…"손님 절반은 줄어"
내리쬐는 햇볕에 외부 식당가 한산…쇼핑몰은 '바글'

7일 낮 12시쯤 한산한 풍경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상권의 모습. 2026.08.07 ⓒ 뉴스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이어지면서 점심시간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회사 구내식당을 찾거나 대형 쇼핑몰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오피스 상권 식당들은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한탄하는 실정이다.

7일 낮 12시쯤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는 평소라면 점심을 먹기 위해 나온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 없는 곳이지만, 이날에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거리에는 일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몇 명과 식사를 하기 위해 나선 직장인 두어팀 정도만 보일 뿐, 손님이 가득 들어찬 곳은 없었다.

여의도의 한 김치찌개 집에서 근무하는 50대 직원 김 모 씨는 "평소 같으면 점심시간에 손님이 몰려 정신이 없는데 오늘은 빈자리가 계속 생긴다"며 "원래도 8월 초는 휴가철이라 1년 중에 가장 비수기다. 휴가철인데 날까지 이렇게 더우니 당연히 손님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한 모 씨도 "덥기도 덥지만,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라서 사람이 정말 안 온다"며 "저번 주랑 비교하면 손님 수가 절반 정도로 뚝 떨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평소라면 점심시간이 피크 시간대라서 알바 1명과 함께 2명이 주문을 쳐내지만, 이번 주는 손님도 없고 해서 혼자서도 충분히 영업이 가능한 정도"라고 말했다.

7일 낮 12시쯤 한산한 풍경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상권의 모습. 2026.08.07 ⓒ 뉴스1 정지윤 기자

실제 직장인들은 폭염 때문에 구내식당을 선택하거나 외부 이동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에서 일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장 모 씨는 최근 이어지는 무더위에 점심시간에 밖으로 나서는 것이 "너무너무 꺼려진다"며 "1분만 밖에 있어도 땀이 비 오듯 내려서 건물 나서기도 전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회사를 다니는 전지혜(28) 씨는 "저희 회사는 구내식당이 무료여서 저는 자주 이용하지만, 구내식당 밥이 맛없다며 밖에서 자주 사 먹는 동료들도 요즘은 덥다면서 구내식당을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무더운 날씨에 외부 식당가는 한산한 모습을 보인 반면, 냉방이 잘 갖춰진 대형 쇼핑몰에는 외부 이동을 최소화하려는 직장인들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점심시간 찾은 여의도의 한 쇼핑몰 지하 식당가에는 대부분 점포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실제로 한 한정식집 앞에는 점심시간 피크 시간대인 12시 30분을 넘어서자 15팀 이상 대기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명찰을 맨 채 동료들과 식당가를 찾은 이가람 씨는 "회사가 이 건물에 있는데 밖이 너무 더워서 오늘은 쇼핑몰 식당가로 내려왔다"며 "식후 커피도 최대한 이 건물 안에서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쇼핑몰 식당가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6.08.07 ⓒ 뉴스1 정지윤 기자

소상공인들은 최근 경기 악화와 더불어 무더운 여름 휴가철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며 이달에도 경기전망은 어두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6년 7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에 따르면 8월 소상공인 경기전망 BSI는 71.0으로 전달보다 6.3포인트(p) 떨어졌다. 판매실적(매출) 전망은 6.0p, 구매 고객 수는 6.4p, 자금 사정은 5.1p 각각 떨어졌다.

BSI는 사업자가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의미한다. 경기 전망이 악화할 것이라고 본 이유로는 경기 악화(57.5%), 계절적 비수기(47.5%), 매출 감소(35.2%) 등 요인 순으로 나타났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