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상공인' 수출 주역으로 키운다…중기부 '소상공인 명품' 시험대
"소상공인 제품, 홍보·브랜딩 한계"…민간 광고사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참기름부터 생활용품까지 30개 브랜드 집중 육성 후 '성공모델' 확산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좋은 제품은 많은데 소비자들이 잘 모릅니다.결국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브랜드와 홍보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처음으로 민간 광고회사와 손잡고 '소상공인계 명품' 육성에 나섰다. 단순히 판로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새로운 실험이다.
8일 중기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한유원)과 함께 '브랜드 소상공인 점프업'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자사 브랜드를 보유한 소상공인 30개 사를 선정해 올해 말까지 6개월 동안 프리미엄 브랜드화와 글로벌 진출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전문 광고·마케팅 대행사가 기업별 역량을 진단한 뒤 브랜드 구축부터 홍보, 해외 진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가 처음으로 민간 광고회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사업 수행기관 선정에는 복수의 광고회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종적으로는 '동행축제' 등 정부 사업 수행 경험이 있는 SM C&C가 선정됐다. SM C&C는 참여 기업별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스토리를 구축하고 로고·슬로건 개선, 광고 콘텐츠 제작, 인플루언서 협업, 글로벌 홍보까지 브랜드 육성 전 과정을 맡는다.
이는 기존 TOPS(브랜드 소상공인 육성사업)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그동안 제품 개발과 판로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민간의 브랜딩 전문성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기억되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방점을 찍었다.
중기부는 K-뷰티와 K-푸드, 홈리빙 등 K-소비재는 제품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브랜드 경쟁력이 부족해 시장에서 제값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일정 수준의 매출과 온라인 판매 경험을 갖췄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성장세가 정체된 기업들이 많다는 판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소비자들은 결국 브랜드를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상공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도 홍보와 브랜딩"이라고 말했다.
중기부가 광고회사와 손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가 직접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검증된 광고·마케팅 전문가들이 브랜드를 기획하고 스토리를 입히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지원 대상은 순살고등어와 순살족발, 참기름 등 식품부터 콜라겐 마스크팩과 여드름 패치 등 K-뷰티 제품, 아기침대 겸용 역류방지쿠션과 에어그릴팬 등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중기부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제품이라도 차별화된 브랜드와 스토리텔링을 더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원 대상 역시 창업 초기 기업보다는 이미 시장성이 검증된 업체들이다. 온라인 판매 경험과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갖춘 기업 가운데 브랜드 경쟁력만 보완하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선발했다.
중기부는 정부가 일일이 유망 기업을 선정하기보다 시장을 잘 아는 민간 전문가들이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품평 과정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브랜드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이 많았다는 평가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제품력은 물론 판매 전략과 브랜드 스토리까지 갖춘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는 시범사업인 만큼 지원 대상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성공 사례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지원 기업 수를 확대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선별해 지원 규모를 키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수행기관도 한 곳이 아닌 복수의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민간은 브랜드를 육성하는 역할을 맡아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소상공인계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기존의 자금·판로 중심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 경쟁력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으로 K-푸드와 K-뷰티, K-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제품 경쟁력에 상표 가치까지 더해지면 소상공인의 해외 진출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라며 "이번 사업이 소상공인 제품에 스토리와 브랜드 가치를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K-브랜드를 육성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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