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일 만에 제동 걸린 '모두의 창업'…보호 체계 원점으로 '총력'

중기부 "신뢰 회복이 우선" 일정 재검토
차관 직속 TF 격상…보안 점검·수사 결과 반영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모두의 창업’ 진행 현황 및 향후 운영 방향 브리핑에 앞서 사과를 하고 있다. 2026.6.22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당초 7월로 예정됐던 2차 프로젝트 일정도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중기부에 따르면 노용석 중기부 1차관은 전날(22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모두의 창업 플랫폼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보안 점검과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사업 일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7월 추진이 예정됐던 2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연기 수순을 밟게 됐다.

모두의 창업은 국민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정부 대표 창업 프로젝트다. 올해 1차 모집에는 6만 2944명이 신청해 정부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청년 비중은 68%, 비수도권 비중은 53.4%에 달했다.

중기부는 당초 1차 프로젝트에 이어 7월 중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한 2차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2차 사업은 1차 선발 규모(5000명)의 두 배 수준인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창업 지원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단순 지원 인원 확대를 넘어 대학생·청소년·재외동포·외국인 등 참여 대상을 넓히고, 글로벌 리그 신설 등을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 창업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구상이었다. 중기부는 이를 통해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전 국민 창업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워왔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서울 마포구 SVC 서울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1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6.6.16 ⓒ 뉴스1 이호윤 기자

그러나 최근 1차 합격자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입게 됐다. 노 차관은 "모두의 창업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께 불편을 끼쳐드리고 정부에 대한 신뢰를 지켜드리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책임까지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현재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 원인과 유출 범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데이터베이스(DB) 자체가 해킹된 것은 아니며 합격자 프로필 페이지와 연결된 일부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등록번호와 연락처, 상세 신청서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중기부는 기존 대응체계를 차관 직속 TF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 21일 킥오프 회의에 이어 22일에 2차 회의를 개최했으며 앞으로 주 2~3회 정례회의를 열어 플랫폼 운영체계와 보안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또 1차 합격자 5000명 전원에게 영업비밀 원본증명 등록을 무상 지원하고, 사업자 등록 시 기술임치 서비스도 1년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원스톱지원센터 소속 지식재산·특허 전문 변호사와의 1대1 상담, 전국 17개 시·도 아이디어 보호 매칭데이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 흥행에 성공했던 프로젝트인 만큼 2차 사업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부가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의 창업은 단순 공모전이 아니라 국민의 창업 아이디어와 사업 계획이 플랫폼에 축적되는 사업인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아이디어 보안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중기부는 향후 조사 결과와 수사 진행 상황, 플랫폼 보안 체계 개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2차 프로젝트 추진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또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플랫폼 접근 권한 관리와 개인정보 처리 절차를 전면 재점검하고, 외부 협력업체 관리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노 차관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개인정보 보호와 아이디어 보호 체계를 원점에서 다시 점검하겠다"며 "도전자들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플랫폼 전반을 개선해 모두의 창업이 국민 창업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월 17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확산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7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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