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 美관세·中덤핑 '이중압박'… '수출 다변화·신소재' 돌파구
美·中 의존 줄이고 유럽·동남아·중동으로 시장 다변화 가속
가격 경쟁 심화 속 친환경·특수지 중심 수익구조 재편 필요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한국 제지업계가 미국 관세와 중국산 저가 공세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수출 전략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미국·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동남아·중동 등으로 시장을 넓히며 지속 성장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지기업들의 대미 종이 수출량은 5204톤으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15% 상호관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백판지·골판지가 동남아를 넘어 국내 시장까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솔제지(213500)·무림페이퍼(009200)·무림피앤피(009580)·태림페이퍼(019300)·아세아제지(002310) 등 주요 제지 기업들은 미국·중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중동·남미 등으로 수출처를 확대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감열지와 고급 백판지, 포장용지를 중심으로 수출 비중 확대에 나섰다. 감열지(POS용 영수증·티켓·택배 송장 등) 경우 미국에서 10%,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5% 수준의 단가 인상도 단행했다.
무림그룹은 '조림-펄프-제지'라는 수직계열화를 기반으로 수출형 사업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잉크젯·디지털지·산업용 인쇄용지를 중심으로 북미·유럽·중동·아프리카 등 100여개국에 공급하며 중국산 저가 제품과 차별화에 나섰다.
국내 유일의 활엽수 표백 크라프트 펄프(BHKP) 생산 체인을 통해 소재 경쟁력을 확보했고, 친환경 설비 투자와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원가 구조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동남아·중동을 경유해 저가 물량을 확대하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골판지·포장재 등이 주력인 태림페이퍼와 아세아제지도 중국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대형 제지업체들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골판지와 백판지 공장(생산 거점)을 증설하면서 현지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이 심화하는 분위기여서다.
아세아제지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중국 제지업체들의 급속한 성장과 대량 공급이 국내 제지업체의 수출 다변화를 제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쇄용지 수요 감소도 장기 리스크로 꼽힌다. 인쇄용지 시장은 10년째 축소 중이고 펄프 가격 변동성과 환경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수익성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친환경 종이 기반 신소재와 특수지, 포장 설루션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종이 대체재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본격적인 성장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지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동남아·중동으로 수출 기반을 옮기고 있지만, 환경 규제 강화에 중국산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친환경·특수지·포장 설루션으로 가격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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