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장기전에 자금 마른다…中企 정책자금 4003억 집행

긴급경영안정자금 1828억·신시장진출지원자금 2175억 집행
중기부, 피해기업 대상 정책자금 공급 확대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내 원유와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페인트 상점에 아세톤, 신나 등이 진열돼 있다.2026.4.7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와 보호무역 확산으로 중소기업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 정책자금 집행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중동 피해기업 대상 긴급 유동성 지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수출국 다변화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신시장진출지원자금 집행 규모는 총 40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긴급경영안정자금 1828억 원, 신시장진출지원자금 2175억 원이 각각 집행됐다.

중기부는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신시장진출지원자금, 혁신창업사업화자금, 재창업자금 등 총 55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긴급경영안정자금은 기존 25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두 배 확대됐고, 신시장진출지원자금도 3164억 원에서 4164억 원으로 늘어났다.

중기부는 올해 성과관리 시행계획에서도 보호무역과 중동 전쟁 피해기업 경영 안정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관련 정책자금 공급 확대 방침을 담았다.

특히 긴급경영안정자금에는 기존 재해·경영애로 사유 외에 '보호무역 피해'를 별도 지원 항목으로 포함했고, 수출국 다변화 추진기업과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에는 '중동 전쟁 피해기업'을 별도 경영애로 사유로 신설해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중동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석유화학 공급망 관련 중소기업, 국제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로 원가 부담이 커진 제조기업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특히 중동산 석유화학 원료 의존도가 높은 플라스틱·화학 업종 중심으로 지원 범위를 넓혔다. 일회용 주사기와 어망·부표 등 플라스틱 제품 생산기업들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으며, 원재료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기업들의 유동성 부담 완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원 요건도 완화됐다. 기존에는 자본 200억 원 또는 자산 700억 원 초과 기업은 지원이 제한되고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해야 했지만, 중동 피해기업에는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수시 신청을 통한 신속 지원도 가능하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LG생활건강 본사에서 열린 '상생으로 중동전쟁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4 ⓒ 뉴스1

신시장진출지원자금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중소기업의 수출국 다변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중동 등 특정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 새로운 수출국을 확보하고 해외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수출 유망 중소기업과 해외시장 진출 기업 등으로, 운전자금은 최대 10억 원, 시설자금은 최대 30억 원까지 지원된다.

중기부는 수출 초기 시장 개척 과정에서 필요한 마케팅과 생산 확대, 현지 인증 및 물류 대응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정책자금 확대와 신속 집행이 단기 유동성 위기 완화는 물론 수출 경쟁력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장 체감도를 높일 수 있도록 더욱 세밀하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