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욕 먹으면서 좋아진다" 즉석 조언…"너무 짧았다" 한계도(종합)
중기부 첫 산하기관 보고 생중계…민관 모두 참여해 토론
즉석에서 "출시 앞당겨라" 지시…물리적 한계·관심도 저조
- 장시온 기자, 이재상 기자, 이민주 기자
(세종·서울=뉴스1) 장시온 이재상 이민주 기자 = #장관을 마주 보고 15개 산하기관 및 유관기관장이 쭉 둘러앉았다. 기관장 뒤쪽으로 앉은 실무진은 몇십번은 봤을 법한 업무보고 자료를 끊임없이 뒤적이며 보고 내용을 되새기는 모습이었다. 생중계를 위해 설치된 카메라를 힐끗 바라보며 긴장한 표정을 짓는 직원도, 마른침을 삼키는 직원도 있었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이번처럼 전체 산하기관이 둘러앉은 적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전 국민에게 날 것 그대로 공개한 적도 처음이다.
12일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현장 모습이다. 오전 9시 30분에 시작된 업무보고는 점심 및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 종일 걸렸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에 직접 업무보고를 받도록 지시하면서 중기부도 처음으로 전체 업무보고를 생중계한 것이다. 또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외부 민간협단체도 업무보고 자리에 배석했다. 이 또한 처음이다.
중기부는 그간 장관이 각 기관에 비공개 방문하는 형태로 따로 업무보고를 받았고 민간단체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에 민간 협단체가 배석한 것은 '정책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장차관은 즉석에서 특정 서비스 출시를 앞당기라고 지시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공개적으로 질타하면서 산하기관의 업무 긴장도를 높였다. 또 민간 협단체가 적극적으로 정책 건의를 내는 등 신선한 모습도 보였다.
한 장관은 민간에서 쌓은 경험을 언급하며 조언하기도 했다.
일례로 오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업무보고 이후 한 장관은 즉석에서 "소상공인 AI 도우미 서비스가 언제 출시되나. 서비스를 지원받으려면 소상공인 365에 접속하면 되나"라고 물었다.
이에 안태용 소진공 부이사장이 "지금 준비 중인데 사실 하반기를 좀 넘어가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자료를 보면 올해 12월로 돼 있다. 속도감이 부족한 것 아닌가"라며 "적어도 하반기 초에는 시범 개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꾸 (오픈 일정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일정 정도 완성을 했으면 오히려 '베타테스트'를 통해 사업자들이 쓰면서 문제를 고쳐가는 게 훨씬 '품질의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며 "적은 사용자가 테스트하는 것보다 많은 수가 테스트하는 것이 소위 '욕먹으면서 좋아진다'고 더 완성도 높은 서비스로 빠르게 가는 비결"이라며 수많은 베타테스트를 실제 진행한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하기도 했다.
민간 협단체들의 건의도 적극적이었다.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업무보고 이후 "정부 수출사업 중 바우처도 있고 인증 지원도 있는데 다 따로 신청해야 해서 불편하다"며 "하나로 합쳐서 패키지로 지원하면 좋겠다"고 건의했고, 강석진 이사장은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매서운 회초리도 국민 앞에 가감 없이 공개됐다.
오후 공영홈쇼핑 업무보고에서 한 장관은 "신뢰성, 공공성, 투명성이란 단어가 (업무보고에) 반복되는데 이런 지적은 한두 해 나온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이번 보고를 듣고도 과연 개선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공영홈쇼핑 대표 직무대행이 "상품 편성 과정에서 여성기업이나 소상공인 제품을 우대하는 등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자 한 장관은 "공공성에 대한 정확한 지표를 정한 것이 있느냐"고 재차 따져 물었다.
다만 15개에 달하는 기관들이 발표 5분, 토론 15분 총 20분이라는 빠듯한 시간제한 속에서 업무보고를 진행한 탓에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사회자가 기관마다 기관장의 발언 시간을 제한하고 짧게 해달라는 당부가 반복되는 모습이 여러 번 나왔다.
일부 기관장들은 현안에 대한 장차관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보고자료를 그대로 읊는 수준에 머무르기도 했다. 모든 내용이 공개되는 탓에 민감한 현안이 논의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유튜브 시청자 수가 최대 3만명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와 달리 이날 생중계는 평균 700명대에 그쳤다.
한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를 마치면서 "다음에 할 때는 좀 더 크게 다 같이 한 번에 공유되는 형태의 체계는 어떨까라고 얘기를 나눴었는데 그런 부분도 좀 검토해 보겠다"며 "작년은 기틀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시간이다. 책임감을 갖고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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