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충격보단 낫겠죠" 연말 소상공인 경기전망 상승

'행사 수요 증가 기대감'…소상공인 경기전망 BSI 반등
'소비쿠폰 약발 시들' 전통시장 '경기 악화' 우려에 하락 전환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송년회 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자료사진)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겨울이 성큼 다가온 11월 소상공인들은 연말 소비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따뜻한 온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반면 같은 기간 전통시장은 김장철 대목을 앞두고도 경기 악화로 인한 침체 우려에 빠졌다. 소비쿠폰 배포로 반짝 상승했으나 약발이 다하면서 다시 침체일로에 빠질 것이란 우려다.

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2025년 10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올해 10월 전망 BSI는 90.7로 전월 대비 3.9p 상승했다.

BSI는 사업체의 실적과 계획 등 주관적 의견을 수치화해 전반적인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경기 예측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상일 경우 '경기 실적이 호전됐다'는 의미이며 미만이면 '악화했음'을 나타낸다.

지난달 경기 악화로 인해 하락 전환했던 소상공인 경기 전망은 송년회 등 행사 수요가 늘어나는 이달 반등세를 보였다.

소상공인은 경기 전망 호전 사유로 '계절적 성수기 요인'(77.3%)이 가장 크다고 꼽았다. 업계에 따르면 이 시기는 연말 행사, 각종 모임이 집중되는 시기로 외식·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활발해진다. 또 겨울에 접어들면서 패딩, 히터 등 겨울용품 판매도 늘어난다.

2위는 '매출 증대 요인'(50.3%)가 차지했는데 1위 요인과 비슷한 맥락에서 연말 소비심리 회복으로 매출 개선을 기대하는 응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위였던 '정부 지원 증대 요인'은 사라지고 이달에는 '수요 증대 요인'(20.2%)이 자리를 채웠다.

업종별로는 수리업(+13.5p), 음식점업(+10.3p) 순으로 전월 대비 상승했으나 부동산업(-9.3p), 제조업(-1.0p)은 하락했다.

지역별 전망 BSI는 울산(+19.8p), 인천(+14.0p) 등지에서 상승했고 제주(-2.9p), 전남(-0.4p) 순으로 전월 대비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는 판매실적(+5.2p)과 고객 수(+4.4p), 자금 사정(+3.2p) 등이 전월 대비 나아질 것이라고 보았지만 비용상황(-0.7p)은 하락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5.10.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통시장 경기전망은 석 달째 이어지던 상승세를 끝내고 하락 전환했다.

전통시장의 11월 전망 BSI는 87.2로 전월 대비 4.0p 하락하며 기준치(100)와 더 멀어졌다.

전통시장은 경기 전망 악화 사유로 '경기 악화 요인'(73.7%)과 '매출 감소 요인'(45.8%)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김장철 특수가 일부 농수산물 업종에 국한된 데다 최근 배추·무 가격이 전년 대비 20~30% 하락하면서 매출 규모가 오히려 줄어든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 부진 요인'(21%)은 3위에 자리했다.

전통시장 업종별 전망 BSI는 의류·신발(+7.2p), 음식점업(+3.8p) 순으로 전월 대비 상승했고 축산물(-17.4p), 농산물(-12.9p)은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세종(+9.6p)과 인천(+2.7p)은 개선을 기대했고 충북(-14.5p)과 전남(-13.8p)은 부진하게 예상했다.

당초 업계는 추석 연휴 이후 이달부터 소비 공백과 계절적 비수기 등 효과로 경기 전망이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김장을 직접 하는 가정이 줄고 있고 김장철이라도 일부 품목에만 특수가 국한될 수 있는 점 등이 적용된 듯하다"며 "12월 연말 특수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숨 고르는 시기기도 하고 이 시기 소비는 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한편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는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사업체 운영자의 체감과 전망 경기 파악을 통해 경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기초 정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조사를 위해 매달 18일부터 22일까지 전통시장 1300곳, 소상공인 업장 2400곳 등 총 3700곳의 표본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하고 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