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 '글로벌 확장' 광폭행보…美·유럽 거점 확보 속도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콜드체인·메디컬·이커머스로 현지 특화
AI·로봇 기반 자동화로 물류 효율·지속가능성 모두 강화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CJ대한통운(000120)과 한진(002320),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물류업계 3사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K-물류'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현지 특성에 맞춘 냉장·의료·이커머스 특화 거점을 구축하며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신(新)영토 확장' 전략에 발맞춰 미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캔자스주 뉴센추리에 문을 연 콜드체인 물류센터는 연면적 2만 7035㎡(약 8178평) 규모로, 온도 관리에 특화된 설비를 갖춰 신선도를 유지하며 최적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캔자스시티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핵심 물류 허브에 위치한 센터는 특히 철도망을 통해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전역을 아우르는 대륙 단위 운송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미국 전역의 85% 지역을 이틀 내 도달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로스앤젤레스(LA), 뉴저지 등 기존 물류거점과 연계해 'CJ 로지스틱스 아메리카(CJLA)'를 중심으로 통합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17개 주에서 70여 개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종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CJ대한통운은 글로벌 콜드체인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현지 식품 대형 유통업체 및 헬스케어 브랜드와의 협력을 확대해 물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의 수요에 맞춘 현지형 물류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며 "AI·로봇 기반 자동화 설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글로벌 물류기업 DHL서플라이체인과 손잡고 국내 복합물류센터를 운영하며 글로벌 기업을 위한 물류 거점 확대에 나섰다.
양사는 최근 서울복합물류센터 내 공동 물류센터 개소식을 열고 전략적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번 개소는 지난해 11월 맺은 파트너십의 첫 성과다.
이 센터는 수도권 핵심 물류 거점에 위치해 글로벌 메디컬 기업을 위한 전문 통합 물류 거점으로 운영된다. DHL서플라이체인의 글로벌 물류 전문성과 한진의 국내 물류 역량을 결합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갖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발판으로 생명과학뿐 아니라 반도체, 소비재, 친환경물류 등 다양한 산업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진 관계자는 "한진의 국내 물류 인프라와 DHL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한 첫 결실"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의 국내 물류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9월 미국 최대 건강기능식품 판매 플랫폼 '아이허브(iHerb)'와 협력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DFW) 지역 덴턴(Denton)에 약 2만㎡(약 6500평) 규모의 자동화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했다.
센터에는 자율주행로봇(AMR), 자동화 랙 등 첨단 로봇 기술과 AI 기반 운영 시스템이 적용돼 하루 최대 2만 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사 물류관리시스템(WMS)과 제어시스템(WCS)을 통해 입고부터 포장·출고까지 전 과정을 운영하며, 아이허브와 함께 스마트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거점을 발판으로 미국-멕시코 국경 물류를 비롯한 북미 신사업을 확대하고 현지 신규 화주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이번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 범위를 넓히고 향후 유럽 및 아시아 지역에도 자동화 물류센터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물류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망 불안 속에서도 물류 고도화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단순 운송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AI·로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콜드체인, 이커머스 풀필먼트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향후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물류 인프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순 운송보다 종합 물류 솔루션이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면서 "각 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