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15%' 가슴 쓸어내린 K-뷰티 "가격인상 NO…유연 대응"
한미 상호관세율 15% 합의…"불확실성 해소 긍정적"
K-뷰티업계 "최악은 면했다…관세 부담, 가격 전가 없어"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한미가 상호관세율을 예고했던 25%에서 15%로 낮춰 합의하면서 관세 인상 우려에 긴장해 온 K-뷰티 업계가 가까스로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특히 저가·고품질 전략으로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온 K-뷰티 브랜드들은 관세 인상에도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장기적으로 소비자 반응과 시장 변화를 지켜보며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상호관세에 따라 한국산 화장품 관세는 10%에서 15%로 높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전 세계에 10%의 기본관세를 도입했으며 이날부터 각국 수입품을 대상으로 국가별로 새롭게 설정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 달러(2조 5000억 원)로 최대 수출국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0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미국을 주 무대로 세계를 누비던 K-뷰티 브랜드들은 25%의 고율관세 적용 가능성이 걷힌 데 대해 "최악은 면했다"는 반응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27%를 미국에서 올린 에이피알(278470) 관계자는 "그간 관세가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등 불안감이 있었는데 상호관세가 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새로운 수출 환경에 맞춰 비용 영향을 최소화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A 브랜드 관계자 역시 "자사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선크림인데 가격대가 20달러 미만이어서 15% 관세에 따른 영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K-뷰티) 열풍은 끄떡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스킨케어 화장품을 수출하는 B 브랜드 측에서도 " 관세 정책 변화보다는 현지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제품력을 향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브랜드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기조에 변함없다"고 전했다.
관세가 부과되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가격인상'이다. 특히 그간 K-뷰티가 수준높은 품질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가격 인상은 K-뷰티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하지만 주요 뷰티 브랜드들은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은 "이번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다수 브랜드들도 가격 조정보다는 물류비 절감, 기타 비용 효율화 등 관세 이슈가 불거졌을 때부터 준비·시행해 온 내부 대응책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관세 인상이 K-뷰티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10%의 기본관세가 부과된 후에도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증가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미국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4~5월 수출액은 3억 1729만 달러로 전년 동기(2억 8152만 달러) 대비 12.7% 늘었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화장품에 관세 15%를 부과한다고 해도 미국 내 화장품 판매량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일부 브랜드는 관세 인상 전에 미리 사재기 수요가 생겨날 정도이며 전략적으로 대응하거나 유리한 구조로 회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화장품과 같은 소비자에 (관세 인상) 영향이 크게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자동차 같은 산업과 달리 관세 인상이 시장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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