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장관 한성숙 지명에…中企·벤처·소상공인 "3박자 인사" 환영

李 대통령, 전 네이버 대표 출신 한성숙 후보자 지명
CEO 시절 벤처 생태계 지원·소상공인 상생 사업 주도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 전 네이버 대표이사.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AI·디지털 전문가' 한성숙 전 네이버(035420) 대표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기업 협장 경험이 풍부한 새 장관 후보자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한 후보자가 네이버 대표 재임 시절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에 힘을 쏟은 만큼 업계는 '턴 어라운드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도 AI·디지털화를 포함한 새로운 육성 전략 마련에 희망을 걸고 있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네이버 대표이사,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등을 지낸 인사로 국내 대표 인터넷 플랫폼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AI 서비스 고도화를 이끈 인물이다.

네이버 최초의 여성 CEO 출신으로 AI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 전략 수립 및 디지털 혁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월간PC라인 기자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 △네이버 서비스본부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네이버 대표에 취임했다. 2022년 3월까지 6년여간 네이버를 이끌었으며 이후 유럽사업개발 대표를 맡았다.

벤처기업계 "생태계 이해 높은 맞춤형 리더"

벤처업계는 네이버 대표 시절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에 앞섰던 그가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맞춤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네이버 대표 시절 스타트업을 많이 도와줬다"며 "네이버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가장 상징적인 사업은 D2SF와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과거에 지원했던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2015년 출범한 기업형 벤처캐피탈(VC) 네이버D2SF를 통해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네이버D2SF는 지난 10년간 초기 스타트업 총 115곳에 투자했으며 이들의 생존율은 96%에 달한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네이버가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지원하기로 한 5년의 기간이 끝난 뒤에도 스타트업 지원 업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을 연장해 준 인물이 한 후보자"라고 말했다.

당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로서 한 후보자와 함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힘썼던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는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이라며 "한 대표는 1세대 창업자와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 벤처 생태계를 경험했고 이후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고 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도 "기업인 출신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다행"이라며 "네이버는 벤처의 성장 과정을 밟아 대기업이 된 만큼 (한 후보자의 지명이 계기가 돼) 업계의 좋지 않은 상황이 턴어라운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문을 닫는 자영업자 수가 100만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23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속옷 폐업'을 붙인 가게에서 주민 등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소상공인들 "대표 때부터 소상공인과 상생 주도한 인물"

소상공인들도 과거 소상공인 육성 펀드 조성 등을 주도한 그의 이력을 근거로 현장의 실정을 반영한 실효성 높은 지원 정책이 나올 것이라 희망을 걸고 있다.

한 후보자는 네이버 대표를 지낼 당시 영세 소상공인 스마트스토어 결제수수료 면제, '프로젝트 꽃'(창업 플랫폼 지원사업) 진행, 소상공인 육성 펀드 조성 등 소상공인과 플랫폼 간 상생 사업을 주도했다.

2019년에는 중기부·소상공인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 등 지원 확대를 위해 손을 맞잡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당시 "소상공인이 잘 되는 것이 네이버의 성공"이라는 소신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한 후보자가 네이버와 소상공인 업계와의 본격적인 상생 관계의 물꼬를 터준 인물"이라며 "그 후로 소상공인과 네이버의 상생 사업들이 본격화했다. 전력을 봤을 때 향후 인공지능과 플랫폼 등에 초점을 둔 다양한 소상공인 정책 마련이 기대된다"고 했다.

소상공인 정책에 정통한 관계자 역시 "AI와 벤처·창업 생태계는 물론이고, 소상공인과의 상생 협력까지 두루 염두에 둔 지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며 "기술 혁신과 소상공인 지원을 결합한 융합형 정책도 한 후보자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中企 "산업 경험 풍부한 '디지털 생태계 구축 적임자"

중소기업계는 후보자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AI 산업 육성' 등 추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3일 "한성숙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 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며 "현재 중소기업은 내수 침체와 관세 전쟁, 생산 가능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난 등 수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소통을 통해 다양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기정책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강조하는 AI·디지털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 풀이된다"며 "과기부 장관에 LG 출신 AI 전문가를 임명한 것과 함께 중기부, 과기부, AI 수석을 연결하는 'AI 전진부서'로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장관 인선을 발표하며 "한 후보자는 라인, 네이버 웹툰 등에서 혁신을 끌었고 포춘인터내셔널 파워우먼 50에 4년 연속 선정된 인물"이라며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육성 전략에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