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고객, 보고만 있을 건가요"…데이터로 매출까지 잡는다

데이터라이즈, 소비자 이탈률 줄여 고객사 수익률 늘려
B2B CRM 리캐치, 기업 데이터로 잠재 매출 발굴 지원

ⓒ News1 DB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기업이 매출을 늘리고자 할 때 잠재 고객을 발굴하거나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사업 전략 중 하나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경쟁사 간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고객 관리가 마케팅의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고객 관계 관리'(CRM)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세계 CRM 시장은 연평균 10.2%씩 성장해 2028년 600억 달러(86조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등 다양한 영역에서 CRM 서비스를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사업 모델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데이터라이즈, 150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데이터라이즈 제공)
떠나는 고객 97%…이탈률 줄여 고객사 수익 돕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용자가 이커머스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실제 구매까지 실시하는 비율은 2.86%에 불과하다. 약 97%는 홈페이지를 방문한 뒤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떠난다.

데이터라이즈는 소비자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구매 이탈률을 줄여주고 실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잠재 고객이 상품을 클릭하거나 장바구니에 담는 등의 행위를 하면 이를 데이터로 수집해 최종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개인화 마케팅을 자동화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라이즈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 A사는 데이터라이즈의 CRM 솔루션 도입 이후 광고비 대비 수익률(ROAS)이 3457% 증가했다. 또 다른 브랜드 B사는 솔루션 도입 이후 고객 방문율이 이전보다 약 22% 늘었다.

데이터라이즈는 2022년 미국, 2024년 일본에 법인 설립 및 진출하며 글로벌 고객사를 1000여 곳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라이즈의 빠른 성장에 외부 투자 자금도 몰리고 있다. 2022년 110억 원 규모의 시리즈A에 이어 지난해 5월에는 15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스톤브릿지벤처스(330730), 네이버D2SF,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021080),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등이 있다.

비즈니스캔버스의 B2B CRM 솔루션 리캐치의 2024년 성과(비즈니스캔버스 제공)
비즈니스 미팅 성사까지 35초…기업 데이터 관리까지

B2C CRM 시장뿐만 아니라 B2B 산업에서도 CRM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B2B의 경우 제품 구매 과정이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소요되는 구매 계약이 대부분이기에 고객 관리의 중요성이 더 크다.

2020년 설립된 비즈니스캔버스의 '리캐치'는 B2B 산업에 특화한 CRM 솔루션이다. 기업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미팅부터 그동안 만났던 기업에 대한 데이터 축적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기업 실무자끼리 미팅 일정을 확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평균 4일에서 35초로 단축했다. 일반적으로 기업 미팅은 담당자 배정 과정에서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기존에 구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담당자를 연결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또한 비즈니스 미팅이 불발돼 사후 관리가 어려워지더라도 기업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잠재 고객 유지 및 비즈니스 기회 재발굴을 가능하도록 만든다.

지난해 기준 누적 322개 기업이 리캐치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총 255억 원 이상의 잠재 매출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캔버스 역시 리캐치를 통해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2020년 소풍벤처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한 비즈니스캔버스는 2021년 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두나무앤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유치했다.

CRM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영업 방식은 데이터가 한 곳에서 관리되기 어렵고 직원 한 명의 개인 역량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CRM 솔루션의 도입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업무 수행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