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임직원, 내부 정보 활용한 투자 금지"…자율규제안 마련

윤리 준칙·내부 통제 기준 등 가이드라인 개정
비밀유지 의무, 투자 기업·투자 검토 기업으로 확대

자율규제 프로그램 운영 계획 설명회 전경(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벤처캐피탈(VC) 회사 임직원은 내부 정보를 악용해 투자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윤리규정이 마련됐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건전한 벤처투자 시장을 만들기 위해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자율규제 방안에는 벤처캐피탈 임직원의 개인 투자 기준을 신설하고 비밀유지 의무를 확대하는 등 업계의 요구를 담았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벤처캐피탈 자율규제 프로그램 운영 계획 설명회'를 지난 4일 한국벤처투자 건물에서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협회는 설명회를 통해 △윤리 준칙 △내부 통제 기준 △이해상충방지 가이드라인 개정 △우수 벤처캐피탈 평가 제도 도입 등 주요 자율규제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공유했다.

임직원 개인 투자 원칙 신설…준법감시인에 사전 통보 의무

이번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에는 2016년 이후 후속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던 내부 통제 기준에 '임직원 개인 투자에 대한 원칙'을 신설했다.

해당 조항은 '벤처캐피탈의 임직원이 업무상의 지위나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 주식 및 주식 관련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또한 업무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정보를 알게 된 임직원은 유가증권 매매에 해당 정보를 이용해서는 안 되며, 타인을 통해 이용하게 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임직원이 개인 명의로 유가증권 등을 매매하거나 사모펀드에 출자할 경우, 회사나 출자자와 이해 상충의 가능성이 있다면 준법감시인에게 사전에 통보할 것을 명시했다.

비밀유지 의무, 출자자에서 투자 기업까지 확대

벤처캐피탈 임직원의 비밀유지 의무도 강화했다. 당초 임직원은 출자자 정보에 대해서만 비밀유지 의무가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투자 기업 및 투자 검토 기업까지 비밀유지 의무가 확대됐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임직원은 회사(벤처캐피탈)의 고유 정보와 출자자, 투자한 기업 및 투자를 검토한 기업과 관련한 비밀 정보를 유지해야 한다.

비밀 정보에 대한 형태도 '기록 형태나 기록 유무 등을 불문한다'고 명시해 그 의미를 구체화했다.

또 비밀 정보를 관리하는 임직원에게는 외부의 부당한 간섭에도 거절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확히 했으며 일반정보와 구별해 관리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했다.

이 밖에도 회사 또는 고객을 상대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선관주의 의무'와 퇴직 후 출자자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고용계약 종료 후의 의무' 등 윤리 준칙을 신설하기도 했다.

자율규제 잘 지키면 인센티브…투명한 시장 조성

이와 같은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벤처캐피탈 업계가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우수기업 평가제도도 동시에 시행한다.

우수기업 평가제도는 매년 서류 심사와 현장 평가를 거쳐 총 6개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절대평가 방식으로 유효기간은 2년이다.

우수한 평가를 받은 벤처캐피탈에는 모태펀드 출자 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거나 제재 처분 시 정상 참작을 적용한다.

모태펀드가 아닌 다른 출자기관과도 출자 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현재 협회가 논의 중이다.

이 외에도 우수 벤처캐피탈 명단 공시, 중소벤처기업부 표창 수여 등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협회는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뒤 이르면 올해 8월부터 우수 벤처캐피탈 평가 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기적인 피드백과 보완을 통해 실효성 있는 자율규제 제도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자율규제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벤처캐피탈 시장의 투명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이번 설명회가 투자자 보호와 업계 신뢰도 강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