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결권 도입…'상장 직전 벤처 도움' vs '소수 유니콘만 혜택'
벤처업계, 복수의결권 자율성 높여 기업에 선택권 줘야
복수의결권으로 경영권 지킬 수 있을 지 의문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복수의결권'(차등의결권)이 올 하반기 벤처업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벤처업계는 복수의결권을 도입하면 상장 직전 대형 벤처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유니콘 기업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하는게 좋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복수의결권'이란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실제 보유한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한 주만으로도 주주총회 의결사항에 대해 절대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 등을 발행할 수 있다. 창업주가 경영권 방어에 대한 걱정 없이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5일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주식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2시간 동안 열린 공청회에서는 복수의결권 찬반 논리가 팽팽히 맞섰다.
벤처업계와 정부는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으면서 지분이 희석되고 투자를 꺼리는 새로운 현상을 외면할 수 없다며 복수의결권 도입을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스타트업들이 시리즈·후속 투자 하면서 지분이 희석되는 경향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고 업계에서 지속적인 요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타트업들은 시리즈A,B,C 등을 거치면서 점점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있다. 주로 창업자들은 투자의 대가로 회사 지분을 투자자에게 준다..
이어 "의결권은 1주 당 10개 이하, 일몰 기한 10년으로 하반기에 벤처기업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정부 입법 발의를 할 계획)"이라며 "(상장 직후 바로 복수의결권이 없어지면) 실효성이 전혀 없다. 그래서 일정 기간 동안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정부의 입법 방향성을 설명했다.
벤처업계에서는 정부의 '제한적인 복수의결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율적인 복수의결권'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수의결권 허용 범위를 법에 명시해 제한적인 사용만을 허용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서 나아가 기업이 자율적으로 복수의결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최승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기업공개(IPO) 이후 복수의결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복수의결권을 제한하는) 세부 요건을 법에 규정하면 규제로 작동하고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 부소장 역시 "벤처기업 실태조사 매년 하고 있다. 벤처 업력이 오래될수록 지분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창업주의 조건을 '이사'까지 허용해 좀 더 기업이 자율적으로 복수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법조계와 일부 학계에서는 차등의결권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복수의결권이 다수의 스타트업보단 소수의 스타트업을 위한 제도라는 점에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송옥렬 서울대 교수는 "복수의결권과 상장은 사실상 거의 동시에 한다고 보면 된다"며 "복수의결권은 사실 상장을 염두에 둔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과 같은 대형 벤처만) 이해관계가 있다"고 관련 제도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했다.
이어 "복수의결권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 의문"이라며 "우리나라 상장 시장(증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몰래 경영권을 빼앗긴 곳이 없을 정도로 (상장을 했다고) 경영권을 위협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보건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은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복수의결권이 원래 취지와 달리 재벌 3·4세의 편법 승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변호사는 "재벌 3·4세 그리고 친인척이 비상장 벤처기업을 설립해 알게 모르게 일감 몰아주기를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복수의결권 제도가 이런 부분을 막을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부분 비상장벤처는 영세하다. 벤처캐피털(VC)에서 자금을 받거나, 정책자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분들에게 복수의결권이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서보건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송옥렬 서울대 교수, 성희활 인하대 교수, 박용순 중기부 국장, 권재열 경희대 교수, 김도현 국민대 교수, 최수정 중소기업연구원 제도혁신연구실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 부소장 등 법조·학계·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해 2시간 동안 열띤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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