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역성장' 직면한 리바트…'새 수장' 민왕일 과제 산적
2020년부터 이어온 매출 성장, 올해 꺾일 듯…1등 한샘과 격차 1500억대
80% 육박 B2B 의존에 건설경기 침체 직격탄…윤기철 대표는 퇴임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매출에서 한샘(009240)을 앞지르며 덩치를 키우던 현대리바트(079430)가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으며 힘이 빠졌다. 올해 연 매출은 2019년 이후 6년 만의 역성장이 기정사실화됐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임원인사에서 계열사 중 유일하게 현대리바트만 사장을 교체하면서 6년간 회사를 이끈 윤기철 대표는 퇴임하게 됐다. 민왕일 신임 대표는 부동산 경기에 취약한 사업 구조를 혁신하고 실적을 반등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12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리바트는 3분기에 전년동기보다 18% 감소한 1조 1883억 원을 기록하며 한샘에 1560억 원 뒤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이 한샘보다 379억 원 앞섰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하반기 들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리바트의 매출은 25%가 빠졌고 영업이익은 62% 줄었다. 한샘은 같은 기간 매출·영업이익 모두 한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는데, 업황 부진 속에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분기 실적만의 문제는 아니다. 증권가는 올해 리바트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분기 매출이 7000억 원대 이상 나오지 않는 한 지난해 매출을 넘어서기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긴 하지만 증권가에선 "올해 낙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3분기 리바트의 영업이익 시장예상치는 79억 원이었는데 실제 영업이익은 이를 53% 하회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매출 하락"이라고도 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한샘의 3~4배 수준인 B2B(기업 간 거래) 의존도가 꼽힌다. 최종경 흥국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보고서에서 "B2B 실적 감소 및 해외가설 기존 현장 종료에 따른 실적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실제 리바트 실적은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B2B가 끌어내리고 있다. B2B가구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24% 내렸고 B2B사업(법인, 자재 등) 매출은 16% 감소했다.
회사도 높은 B2B 의존도에 위기의식을 갖고 B2C 부문 확대에 힘을 쏟았다.
윤기철 대표는 올해 리바트 B2C 부문을 키우기 위해 디즈니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미키마우스 가구 라인업을 선보였고 인테리어 패키지인 '더룸 솔루션'을 론칭하고 인테리어 B2C 부문도 공을 들였다.
성수동에 '세상에 없던 가구연구소'라는 창사 첫 팝업스토어를 열고 브랜드 피규어도 출시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3분기 리바트의 B2C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2% 증가해 사실상 정체 수준이었고, TV CF를 전개하면서 상반기 광고선전비가 74%나 급증했지만 결과적으론 수익성 악화만 부추기게 됐다.
최종경 팀장은 "브랜드 인지도, 선호도 개선을 위한 판관비 증대로 눈에 띄는 이익 개선은 아직 미미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10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현대리바트 신임 대표에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내정했다.
주력 계열사 경영진 대부분이 유임된 가운데 현대리바트만 사장 교체가 이뤄진 것을 두고 회사 측은 "윤 대표 재임 기간이 6년으로 긴 편이고, 이 기간 꾸준한 매출 성장과 흑자전환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낸 만큼 나이를 고려한 자연스러운 퇴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부임하는 민왕일 신임 대표는 외부 환경에 취약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1%대 저조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민왕일 사장은 현대백화점 회계·재무 담당 임원을 거친 재무회계통"이라며 "현대리바트의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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