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못 참지" 韓서 지갑 여는 외국인…관광수지 적자 4분의 1로 '뚝'

1~7월 관광수지 적자 13.1억 달러…3~6월 4개월 연속 흑자
2분기 외국인 국내 카드 사용액 48.6억 달러로 역대 최대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2026.8.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올해 들어 국내 관광수지 적자가 빠르게 줄어들며 1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관광수지가 흑자 구조로 체질을 개선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7월 적자 4분의 1로…3~6월 4개월 연속 흑자

11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7월 관광수지(잠정치)는 13억 122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 폭이었던 60억 8240만 달러와 비교하면 1년 만에 47억 7020만 달러가 줄어든 수치다.

월별 흐름을 보면 개선세가 더욱 뚜렷하다. 3월 관광수지가 2억 638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4월 1억 5990만 달러, 5월 2억 2050만 달러, 6월 5억 966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7월에는 5030만 달러 소폭 적자를 보였으나 사실상 균형에 가까운 수준이다. 관광수지는 한국은행 국제수지의 일반여행수지를 기준(2026년 수치는 잠정치)으로 한다.

올해 상반기 관광수입은 255억 17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관광객 1인당 관광수입 역시 1225.6달러로 늘어났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1~2월 적자가 발목…계절성 걷히자 흑자 전환

1~7월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적자 상태지만, 구조를 들여다보면 성수기 착시 등 계절성 영향이 컸다.

1월 관광수지는 14억 340만 달러 적자, 2월은 10억 9930만 달러 적자였다. 설 연휴와 겨울방학 성수기가 맞물리며 내국인의 해외여행 지출이 집중되는 시기다. 실제 1월 관광지출은 30억 3960만 달러, 2월은 26억 5520만 달러로 관광수입을 크게 웃돌았다.

이 두 달의 적자 요인을 제외하면 3~7월 관광수지는 11억 9040만 달러 흑자다. 계절적 지출 요인이 걷히자 외국인 입국자(인바운드) 증가세가 관광수지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외국인의 국내 카드 소비도 폭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액은 48억 6000만 달러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들이 쇼핑백을 들고 길을 지나고 있다. 2026.5.13 ⓒ 뉴스1 김도우 기자
쇼핑에 쏠린 소비…관광산업 전반으로 퍼지려면

관광수입 증가세는 반가운 신호지만, 소비 구조를 뜯어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올해 1~7월 외국인 관광소비 중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44.9%로 전년 동기(41.9%) 대비 3.0%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숙박 비중은 16.3%에서 13.3%로 3.0%p 떨어졌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쓰는 돈은 늘었으나, 숙박·여행사 등 전통적인 관광업계보다 쇼핑·리테일 분야로 지출이 편중되는 양상이다.

정란수 한양대 겸임교수는 "올해 관광수입 증가와 외국인 카드 사용액 역대 최대 달성은 인바운드 관광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단순히 관광객이 많이 와 산업 전체가 성장했다고 보기보다는 방한 관광의 소비 구조 자체가 체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관광객 수나 총수입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체류 기간, 이동 범위, 업종·지역별 소비 다변화율을 핵심 성과 지표로 관리해야 한다"며 "개별 관광객의 행태 및 소비구조 데이터를 업계가 파악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데이터 결합과 산업 기반 혁신을 집중 지원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