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대국 꿈꾸는 美, 입국 허들 낮출까…환율·팁·유류할증료는 부담
美, 연간 관광객 1억 명 목표로 비자·입국 수속 완화…LA·뉴욕도 유치전
높은 물가 탓 1인당 여행비 700만 원…항공편 확대, 가성비 상품 필요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간 외국인 관광객을 1억 명까지 늘리겠다는 대형 목표를 제시했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내 국제 관광객이 지난해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자, 비자와 입국 절차 등 걸림돌을 제거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 한국인 여행객 입장에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이 만만치 않다. 비자 인터뷰와 까다로운 입국 절차는 물론 고환율과 항공료, 현지 물가 및 팁 문화까지 여행 체감 비용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메리칸항공, 메리어트, MGM리조트, 카니발 등 주요 여행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외국인 관광객 감소 대책을 논의했다.
미국여행협회는 이번 논의에서 미국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을 2030년까지 연간 1억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5.5% 감소한 약 6800만 명에 그쳤으며, 올해 7월까지의 해외 방문객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상태다.
미국 관광당국은 입국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 USA(미국관광청)는 여행업계 파트너들에게 비자, 전자여행허가제(ESTA), 입국 절차 및 수수료 등을 정확히 안내하는 '겟 팩츠. 겟 고잉.'(Get Facts. Get Going.) 캠페인 툴킷을 배포 중이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과 협력해 '글로벌 엔트리'(Global Entry) 및 '모바일 패스포트 컨트롤'(Mobile Passport Control) 등 신속 입국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을 겨냥한 편의 서비스도 확대됐다. 올해 미국관광청 한국 세일즈 미션 기간에는 조건부 승인을 받은 한국인 신청자들이 미국 현지가 아닌 서울에서 '글로벌 엔트리' 등록 인터뷰를 마칠 수 있도록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항공 접근성도 한층 강화된다. 2026년 기준 한미 노선은 주 250편 이상의 직항편이 운항하며 미국 내 16개 목적지를 연결한다. 연간 직항 공급 좌석만 430만 석 이상이다. 올해 에어프레미아가 4월 '인천~워싱턴 덜레스' 노선에 신규 취항한 데 이어, 유나이티드항공이 오는 5일부터 '인천~뉴어크' 노선의 일일 직항편 운항을 시작한다.
미국 주요 도시들은 독자적인 콘텐츠를 앞세워 외래객 유치전에 나섰다.
로스앤젤레스(LA)는 스포츠를 핵심 동력으로 삼았다. 올해 FIFA 월드컵에서 8경기를 개최하며 56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팬존 방문객 25만 명을 모은 LA관광청은 2027년 Super Bowl LXI(슈퍼볼), 2028년 올림픽·패럴림픽으로 흥행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LACMA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와 데이터랜드,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박물관 등 신규 문화시설도 대거 개관했다.
LA관광청 관계자는 "월드컵은 전 세계 방문객들에게 LA의 모든 매력을 알린 계기였다"며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 음식,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관광 매력을 계속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관광청은 의약품 광고의 부작용 안내를 패러디한 이색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뉴욕에서 많이 걸어 발이 아프지만 도시의 에너지를 경험하며 결국 뉴욕을 다시 그리워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뉴욕 여행의 부작용'을 유쾌하게 표현한다.
뉴욕관광청 관계자는 "강렬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도전적이지만, 사람을 변화시키고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도시로 포지셔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인 여행객이 체감하는 미국 여행의 벽은 여전히 높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을 찾은 한국인 방문객은 164만 7142명으로, 2019년(229만 8279명) 대비 약 72%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해 전체 한국인 해외 출국자(2957만 5501명)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과 비교하면 더딘 회복세다.
장거리 노선 특성상 높은 항공권 가격에 유류할증료 부담이 더해진 데다, 지속되는 원화 약세(고환율)로 현지 체류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현지 호텔, 식음료, 교통비 물가 상승과 더불어 점차 높아지는 미국 특유의 팁 문화도 추가 지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미국 상무부 집계 기준 2024년 한국인 미국 방문객의 1인당 평균 여행 지출은 5220달러(약 700만 원)에 달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미국 여행은 대표적인 고비용·장거리 시장이라 가격 민감도가 매우 높다"며 "미국 정부가 외래객 유치 목표를 달성하려면 입국 절차 개선과 함께 항공 공급 확대, 여행상품의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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