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방공항行 42% 늘었는데…지역 체류·소비 '제자리'
청주공항 외국인 입국 109%↑…34%는 수도권으로 이동
충북 1인당 소비액은 38%↓…공항별 맞춤 전략 필요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지방공항 입국객이 238만 명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늘어난 입국객을 지역 관광과 소비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한국관광공사가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2회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방공항 입국 비중은 20.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국객도 전년 동기 대비 42.1% 증가했다.
박 사장은 "올해 7월까지 방한객이 1280만명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고, 지방공항 입국객도 238만명으로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 소비도 7월까지 12조85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50% 증가했고, 비수도권 소비는 56.9% 늘었다.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유입을 지역 체류와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지방공항의 성장세는 공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강재완 한국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 연구원이 출입국·항공 노선·통신·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청주공항 외국인 입국객은 전년 대비 109.1% 증가했다. 반면 대구공항은 2.6% 증가에 그쳤다.
두 공항의 차이는 항공 공급에서도 나타났다. 청주공항의 저비용항공사(LCC) 운항 편수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반면 대구공항은 감소했다.
강 연구원은 지방공항이 LCC 노선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노선 공급을 확대하면 수요도 따라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청주는 현재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입국 국가를 다양화하고, 대구는 노선 공급과 다각화를 통해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청주공항의 실제 성장세도 가파르다. 성승면 한국공항공사 청주공항장은 지난해 10월 국제선 운항 편수가 국내선을 처음 넘어섰으며, 올해 8월 1일에는 하루 여객 1만 9505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어로케이도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국제선 확대에 나선다. 현재 9대인 항공기를 내년 13대로 늘리고 중국·일본 등 국제선 운항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정문 에어로케이 본부장은 청주공항의 사례를 두고 "공급이 수요를 견인한다"고 강조했다. 노선이 새로 생기면서 초기 탑승률이 낮았던 노선도 시간이 지나면서 수요가 붙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지방공항의 외국인 입국객 증가가 곧바로 지역 관광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공사가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지방공항 입국객의 이동을 분석한 결과, 청주공항 입국 외국인의 34%가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지방 4개 공항 가운데 수도권 유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충북 내 관광 소비액은 전년 대비 29.2% 증가했지만, 1인당 평균 소비액은 38% 감소했다. 외식과 쇼핑 중심의 소비가 주를 이뤘고, 지난해 일정 부분을 차지했던 의료관광 소비는 감소했다.
반면 대구공항은 입국객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지역 체류 효과는 상대적으로 컸다. 대구공항 입국 외국인 가운데 상당수가 대구에 머물렀으며, 경북까지 포함하면 100명 중 72명 이상이 대구·경북 권역에 체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해공항은 더욱 뚜렷했다. 입국 외국인의 50% 이상이 부산에 체류했고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강 연구원은 김해공항이 지방 분산 측면에서 이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방공항 활성화는 공항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란수 프로젝트수 대표는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청주공항 중심으로는 체류 담론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며 "다들 그냥 거기로 경유해서 나간다는 것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외국인에게 청주공항이 관광 목적지라기보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한 경유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구공항은 인지도 자체가 낮은 것이 문제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대구공항의 경우에는 인지가 안 나타난다. 그러니까 아예 모른다는 말이다"라며 "결국 지방공항이라고 하나로 묶어서 볼 것이 아니라 공항마다 특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청주공항은 지역에 체류할 수 있고 여러 가지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상품과 교통에 대한 관점이 필요하다"며 "대구는 비인지에 초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관광공사에서도 홍보와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지방공항 사례에서는 지역 차원의 적극적인 유치 전략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 대표는 "마쓰야마에 가면 한국인 전용 리무진이 있고 시내까지 들어가는 데 한국인은 무료"라며 "한국인 전용 케이블카나 패키지 쿠폰 같은 것들도 준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역에서의 노력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공항의 교통 접근성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정문 에어로케이 본부장은 "청주공항에서 KTX 오송역까지 시내버스로 40분에서 1시간 20분이 걸린다"며 "오송역까지 가는 셔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격적으로 청주공항에서 오송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면 정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훈 한양대 교수는 공항을 중심으로 한 광역권 협업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주변의 3개 현이 하나의 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같이 지원금도 주고 보조금도 준다"며 "공항을 잘 살리는 것이 지역 관광의 아주 핵심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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