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관광, 서울 밖으로]③ "인천공항밖에 몰라요"…지방공항 살려야 '3000만' 열린다

정기 항공 수요가 우선…외항사 현지 판매망 활용 시급
'도착 후 경험' 설계한 일본…한국도 '통합 대응' 착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광을 즐기고 있다. 2026.5.25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외래객 3000만 명 시대'를 내건 한국 관광의 과제 중 하나는 인천국제공항에 집중된 외국인 입국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다.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이 늘고 있지만, 관광객이 지방공항을 기점으로 한국 여행을 시작할 선택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일부 공항은 국제선이 부족하거나 특정 국가에 수요가 쏠려 있는 구조적 한계도 안고 있다.

정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방공항을 외국인 입국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아웃바운드에 치중해 온 공항 정책을 인바운드 중심으로 전환하고 외항사 유치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알베르토 몬디 주한이탈리아 상공회의소 부회장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5 ⓒ 뉴스1 이재명 기자
"인천공항밖에 안 보여요"…외국인 3인이 체감한 지방공항

한국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전국을 다녀본 외국인 방송인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에서 지방공항의 현실과 한계를 짚었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는 한국인이 일본 후쿠오카를 많이 찾는 것과 달리, 일본 지방 관광객이 한국 지방 도시로 직접 들어오는 흐름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쿠오카를 갈 때마다 '한국인이 이렇게 많이 가는데 왜 그쪽 사람들은 한국에 안 올까' 생각한다"며 "대구공항을 살리려면 안동·경주·대구를 묶고, 청주도 지역 미식이나 자연 등을 결합해 하나의 패키지 상품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외국인 중 지방공항을 활용한다는 지인이 거의 없다"며 "일단 사람이 들어와야 돈이 돌고 수요가 생긴다. 지방공항을 활성화하려면 시설 투자에 앞서 관광객을 끌어올 수요부터 만드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인도 출신 럭키는 아시아 주요 허브공항과 한국 지방공항을 연결하는 경유 동선에 주목했다.

럭키는 "인도 사람 입장에서는 한국에 올 때 아직 인천공항밖에 안 보인다"며 "방콕이나 홍콩에 온 외국인들이 경유 노선을 통해 대구나 부산으로 바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진짜 허브 전략"이라고 제안했다.

독일 출신 다니엘 린데만은 도착 이후의 정보 접근성을 한계로 꼽았다.

그는 "비짓코리아(Visit Korea) 사이트에 팔공산 동화사는 잘 나와 있는데, 정작 공항이나 동대구역에서 버스가 어떻게 가는지 세부적인 교통 정보는 빠져 있다"며 "공항에서 바로 연계되는 대중교통 정보에 조금만 더 신경 쓰면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모습. 2026.4.1 ⓒ 뉴스1 이호윤 기자
"아웃바운드 공항서 인바운드로"…외항사 유치가 출발점

지방공항을 외국인 관광객의 실제 입국 거점으로 전환하려면 국제선 노선 확대와 외항사 유치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공항 관계자들을 만나봐도 여전히 아웃바운드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외국인을 유입시키는 '인바운드 공항'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해외 현지 판매망을 갖춘 외항사를 적극 끌어오는 게 우선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수요 자체를 먼저 창출해야 교통·숙박 등 지역 인프라 역시 자연스럽게 뒤따라 형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부처 간 행정 칸막이를 허물기 위한 '범부처 협력체계'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문체부와 지자체뿐 아니라 국토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가 유기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범부처 협의체를 만들어 행정적 걸림돌을 풀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착 후 경험' 설계한 일본…한국도 '통합 대응' 시동

외항사 유치와 국제선 확대를 지역관광으로 매끄럽게 연결한 대표적인 선행 사례로는 일본이 꼽힌다.

일본은 2017년부터 4대 허브공항을 제외한 27개 지방공항을 '방일유객지원공항'으로 지정하고 국제선 확대와 공항 수용 태세 개선 등을 파격 지원했다.

단순히 비행기만 띄운 것이 아니라 △규슈 사가공항의 공항~도심 직행버스와 외국인 대상 '1000엔 렌터카' △시코쿠 마쓰야마공항의 '저비용항공사(LCC) 탑승률 리스크 지자체 분담' △요나고공항의 '오픈조(Open-jaw) 입출국 동선 개발' 등 '도착 후 경험'을 지자체와 공항이 함께 설계했다.

한국도 지방공항을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관광 관문으로 육성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4월 '지방공항 국제관광 허브화 TF'를 가동하고 항공 노선 유치부터 로컬 콘텐츠 연계, 현지 판촉까지 한데 묶는 사업에 착수했다.

지방 직항 노선을 보유한 항공사들과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는 한편, 해외 여행업계 팸투어와 부정기편 유치, 현지 판촉 활동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특히 청주·대구공항을 중심 거점으로 로컬 관광콘텐츠 333개와 권역·초광역 관광코스 35개를 발굴하고, 대중교통·숙박·식당·현지 여행사 정보 등을 담은 상품화 툴킷을 구축했다. 해외시장별 지방공항을 연결하는 '지역 유치 중점지사제'도 도입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항공사 공동 마케팅부터 지역 특화 상품 개발, 해외 팸투어 및 현지 판촉을 일체형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발굴한 연계 콘텐츠가 실제 상품화로 이어져 현장에서 즉시 활용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