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엔 뚫리기 전에 간다"…일본행 티켓 잡는 한국인 70% 폭증
유류할증료 인하까지 겹쳐 관망하던 수요 폭발
도쿄·오사카 줄고 니가타 200% 미야자키 139%↑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지금 안 가면 후회합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을 목전에 두고 있다. 160엔을 넘어서는 순간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그동안 한국 여행자들이 누려온 엔저 혜택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여기에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인 33단계에서 27단계로 내려오면서 그동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며 망설이던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다.
8일 일본관광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일 한국인은 305만 8100명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3월 한 달에만 79만 5600명이 찾아 역대 3월 기준 최다 기록을 세웠고, 방일 외국인 국가별 순위에서도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기세는 4월에도 이어졌다. 4월 한 달간 87만 8600명이 일본을 찾아 전년(72만 1672명) 대비 21.7% 늘었다. 같은 달 중일 갈등 여파로 중국인 방일객이 76만 5189명에서 33만 700명으로 56.8% 급감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4월 전체 외국인 방일객은 전년 대비 5.5% 줄었지만, 한국인만 '나 홀로' 굳건한 증가세를 지켰다.
다가오는 여름휴가 시즌 예약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놀유니버스 집계 결과, 7월 출발 일본 노선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9% 폭증했고 8월 역시 29% 늘었다. 참좋은여행의 6월 출발 패키지는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6~8월 여름 시즌 전체 예약도 5.9% 늘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유류할증료 인하 소식이 전해진 직후 5월 3~4주 차 예약률이 1~2주 차 대비 51.3%나 급등하며 예약 흐름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8월 출발 상품을 중심으로 신규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그동안 관망하던 수요가 일시적으로 유입된 것일 가능성도 있어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현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다. 한국인은 늘었지만, 가는 곳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놀유니버스 집계에 따르면 6~8월 출발 기준 도쿄, 오사카 등 전통적인 주요 대도시 노선 수요는 오히려 23% 줄었다. 반면 니가타는 200%, 미야자키는 139%라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 역시 "홋카이도·오사카·규슈·도쿄 등 이른바 4대 지역 외에 다카마쓰, 마쓰야마, 도야마 등 소도시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 여행의 트렌드가 단순 관광에서 '미식'과 '테마'를 좇는 'N차 여행' 형태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고시히카리 쌀과 사케의 고장인 니가타를 비롯해 후쿠오카 돈코츠라멘, 다카마쓰 사누키 우동, 마쓰야마 도미밥, 와카야마 생참치 등 지역 대표 음식을 중심으로 한 여행 상품이 큰 인기"라며 "규슈 사가, 나가사키 등 소도시 신규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방문객들을 겨냥한 라인업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59엔대인 달러당 환율이 160엔 선을 뚫는 순간, 일본 정부는 과거처럼 구두 개입이나 실탄 투입을 통한 환율 방어에 나설 공산이 크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4년에도 달러당 160엔 돌파 직후 대규모 엔화 매입에 나서며 단숨에 환율을 끌어내린 전례가 있다.
이 경우 현재 한국 여행자들이 누리고 있는 '초가성비 일본 여행' 공식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역대급 엔저 현상과 유류할증료 인하라는 호재가 절묘하게 겹친 드문 타이밍"이라며 "언제 바뀔지 모르는 환율 변수를 감안하면, 올여름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이들에겐 지금 서두르는 것이 가장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seulb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