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러 와 353만원 썼다"…관광수지 11년4개월 만에 흑자
3월 관광수입 26억 4880만 달러…외래객 204만명 역대급 유입
내국인 출국 증가세 둔화 맞물리며 흑자 전환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우리나라 관광수지가 지난 3월 흑자로 돌아섰다. 11년 4개월 만이다.
고환율과 고유가 부담으로 내국인의 해외 출국 증가세가 한 자릿수에 머문 반면, 방탄소년단(BTS) 등 대형 한류 이벤트와 연계해 입국한 외래 관광객들의 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나며 나타난 결과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국제수지 중 여행수지는 1억 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1월(5000만 달러 흑자)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특히 여행수지 중 유학·연수를 제외하고 순수 관광 활동을 집계하는 '관광수지'(일반여행수지)는 2억 638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수지 개선을 주도했다. 관광수입은 26억 4880만 달러를 나타내 관광지출(23억 8500만 달러) 규모를 상회했다.
통계상 나타난 흑자의 주된 요인은 내·외국인의 이동 추이에서 나타난 극명한 성장률 격차다.
3월 한 달간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은 역대급 수치인 204만 5992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6.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229만 3716명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강지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그간의 관광수지 적자는 지출 규모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내국인 출국객 수 때문이었는데, 이번 달은 내국인 출국이 정체된 사이 유럽 등 전년 대비 외래객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 데이터에 반영됐다"며 "방한객 수요가 굉장히 좋고 분기별로 보면 적자 폭이 축소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월 입국 통계를 상세히 분석하면 유럽(구주) 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유럽발 입국객은 15만 521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5% 급증했으며 2019년 동월(8만 7805명) 대비 176.8%의 회복률을 기록하며 인바운드 볼륨을 키웠다. 대만(195.0%), 미국(180.9%), 베트남(159.3%) 등 주요 전략 시장 역시 팬데믹 이전 수준을 가뿐히 넘어섰다.
외래 객단가의 상승은 수입 확대의 실질적인 지표가 됐다.
3월 방한 외국인의 1인당 지출액은 1294.6달러(약 193만 원)로, 내국인의 해외 지출액인 1039.8달러(약 155만 원)보다 254.8달러(약 38만 원) 높았다.
문체부가 문광연, 관광공사와 함께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대형 한류 공연이 외래객의 장기 체류와 지역 소비를 촉발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지난 3월 21일 열린 광화문 공연을 방문한 외국인은 평균 8.7일을 머물며 353만 원을 소비했다. 4월 고양 공연 방문객 역시 평균 7.4일간 체류하며 291만 원을 소비하는 등 '팬슈머'(Fansumer)들의 강력한 지출 성향이 입증됐다. 이들은 공연 전후로 용산, 명동,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국립현대미술관 등을 연계 방문하며 관광 동선을 전국으로 확장했다.
공연장 인근 상권의 낙수 효과도 수치로 드러났다. 관광공사가 일산서구 대화동 일대를 분석한 결과, 공연 기간 외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5배, 카드 소비액은 38배 폭증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문화 서비스 분야 외국인 소비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6% 성장했고, 1분기 중에서도 3월에 최고액을 기록했다"며 "공사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실제 방한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한류 대표코스를 발굴하고,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해 지역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흑자 기조는 2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강지수 박사는 "주당 데이터들을 봐도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여 4, 5월 전망 역시 충분히 긍정적"이라며 "일단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어서 이러한 추세가 쉽게 꺾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4월에는 BTS의 고양 콘서트가 수요를 뒷받침했고 5월 초에는 중국 노동절과 일본의 골든위크가 맞물려 양국 관광객 유입이 집중됐다.
최근의 중·일 관광객들은 과거와 달리 트렌디한 지역 핫플레이스 방문과 고가 미식 경험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부는 6월 12~13일 예정된 BTS 부산 공연과 연계해 6월 1일부터 15일까지 대대적인 "환영 주간"을 운영하며 인바운드 유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강 박사는 "정부가 인바운드 유치를 위해 정책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지금이 외래객을 대거 끌어들일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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