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서 약국 쇼핑, 숙소로 치킨 배달…'찐 한국' 즐기는 외국인들

오렌지스퀘어 결제 데이터 분석…배달 앱 1위 메뉴 교촌 등 '치킨' 압도
기존 이용자 한국 다시 찾아…단골 관광객 늘며 카드 결제 횟수도 증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한·중·일 연휴가 겹친 ‘슈퍼 골든위크’를 맞아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6.4.30 ⓒ 뉴스1 조연우 인턴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지도가 화장품 매장을 넘어 '약국'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서울을 거치지 않고 제주나 부산 등 지방으로 직행해 한국의 일상을 즐기는 이른바 'N차 방한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방한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 와우패스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 분석에 따르면, 일본 골든위크(4월 29일~5월 6일)와 중화권 노동절(5월 1일~5일)이 겹치는 올해 연휴 8일간 카드 결제액이 전년 대비 약 1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약국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약국 결제액은 전년 대비 156% 폭증하며 3년 연속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건당 평균 결제액은 약 4만 7000원대로, 소액 다건의 쇼핑형 결제가 주를 이뤘다. 피부과 결제 역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최근 틱톡, 샤오홍슈 등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국 약국에서 판매하는 고함량 비타민, 여드름 흉터 치료제, 숙취해소제 등이 이른바 '한국 여행 필수 쇼핑템'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들의 발길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을 다시 찾는 '재방문객'의 비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전 연도에 발급받은 카드를 당해 연휴에 다시 사용한 재이용자 비율은율은 2024년 대비 2025년 20% 증가한 데 이어 올해 44% 늘어나며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올해는 재이용자의 비율(57%)이 신규 이용자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여행 방식이 능숙해지면서 서울을 거치지 않고 부산과 제주를 직접 찾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연휴 기간 부산에서 결제한 카드의 38%, 제주에서 결제한 카드의 40%는 같은 기간 서울에서의 결제 기록이 없었다. 지역별 관광객 구성도 달라 서울과 부산은 일본 관광객이 전체 결제의 과반(54%)을 차지한 반면, 제주는 중화권 관광객 결제가 63%를 기록했다.

다만 전체 상권에서는 여전히 명동(서울 중구)이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서울 안에서는 강남구가 2위, 홍대(마포구)와 성수(성동구)가 뒤를 이었다. 지방에서는 부산진구(서면)가 1위에 올랐으며 해운대구와 중구(남포동) 순으로 나타났다.

국적별 소비 리듬도 차이를 보였다. 중화권 관광객은 노동절 첫날인 5월 1일부터 결제가 뚜렷하게 늘기 시작한 반면, 일본 관광객은 골든위크 후반 주말에 결제가 집중됐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1~2시에 결제 규모가 가장 컸고, 오후 7시에 두 번째 정점을 찍었다.

오렌지스퀘어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이제는 서울만 찾지 않으며, 부산과 제주 등 지방 도시를 여행 목적지로 삼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을 대비해 지방 관광을 위한 결제 인프라 확충과 함께 애플리케이션 내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지속해서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골든위크 및 노동절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만 약 20만 명에 육박하는 일본 및 중화권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 유통·관광업계 전반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seulbin@news1.kr